보건의료단체, 의약품 자판기 허용에 반발
2016-05-18 16:37:34 2016-05-18 16:37:34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약국이 문을 닫아도 자동판매기를 통해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개선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보건의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역이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이날 박근혜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원격화상 의약품 판매시스템'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격화상 의약품 판매시스템'은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약국 밖에 설치된 의약품 자동판매기에서 약사와 인터넷 화상전화를 통해 일반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약국이 문을 닫아도 자동판매기를 통해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개선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보건의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이들 단체는 "의료 영리화가 실현되면 공공재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할 보건의료서비스의 기능이 상실되고 환자의 기본적인 권리도 박탈된다"며 "결국 보건의료기관이 자본에 종속돼 제 기능을 잃어버리는 심각한 사태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의약품 자동판매기의 경우 약화사고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기계 오작동, 의약품 변질 등의 우려가 크며 의약품 택배배송은 배송지연 및 파손의 문제와 함께 복약지도가 부실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어떠한 검증도 없이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생명은 스스로 지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보건의료단체들은 이 같은 규제 완화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큰 위험인만큼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부적절한 규제개혁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이와 같은 보건의료단체의 정당한 요구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함께 규제개혁 대상에 올랐던 '처방의약품의 택배 배송 허용' 방안은 배송 중 변질 및 약화사고 우려와 약사의 복약지도 기능 약화 우려로 잠정적으로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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