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신규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가 신규 순환출자 해소 유예기간인 6개월을 넘겨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순환출자란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연쇄 보유하는 식으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A기업이 B기업 주식을, B기업이 C기업 주식을, C기업이 다시 A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 경영권을 확보하고 A기업의 장부상 자본금(가공자본)이 C기업 출자분만큼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신규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경고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1일 현대제철(004020)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현대제철의 합병 신주를 획득해 순환출자가 강화됐다. 합병 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9.4%와 15.7% 씩 보유하고 있던 현대하이스코 지분에 대한 대가로 현대제철 합병 신주를 각각 575만주(4.3%), 306만주(2.3%)씩 더 취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올해 1월4일까지 순환출자 강화분에 해당하는 주식 총 881만주를 처분하라고 두 회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유예기간을 32일 넘긴 2월5일이 돼서야 현대제철 주식 4439억원 어치를 매각해 공정위로 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공정위는 추가적인 계열출자가 지배력 강화보다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공정위의 유권해석이 있었던 지난해 12월24일 전까지 해소 대상인지 여부를 확정하기 곤란했던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2014년 7월 순환출자 제도 시행 이후 발생한 첫 사례이며, 합병 관련 순환출자 법집행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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