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소비 증가로 나날이 늘어가는 폐가전제품에서 재생 가능한 광물을 추출하여 재활용하는 도시 광산업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이라는 인류의 두 가지 미래 악재를 막아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도시 광산업의 정의와 의의를 2016년 3월 21일자로 Global Risk Insights 에 실린 기사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자제품 폐기물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도시 광산업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수십억 달러 가치의 광물을 찾아 이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선진국에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인해 전자제품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세계는 폐전자제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려스러울 정도로 증가하는 소비량, 점점 짧아지는 제품수명, 지하자원의 고갈 등은 모두 새로운 원자재 공급망과 폐제품 관리 방안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쓰레기 더미와 쓰레기 매립지에서 귀중한 자원을 채굴해내기 시작하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함께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인 도시 광산업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낭비하지 않으면 아쉬운 일이 없을 것이다
해마다 5천 만 톤 이상의 폐가전제품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 불과 15%만이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모두 매립지나 폐품처리장에 방치되고 있다. 희토류의 경우 재활용률이 더욱 저조한 상태로 유통제품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가전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고가금속의 양은 제품 각각의 경우를 생각하면 매우 미미하지만, 전 세계적인 소비량을 따져본다면 도시 광산업은 무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광에 해당된다. 2013년 한해만도 320톤의 금과 7500톤의 은이 전자제품 생산에 사용되었다. 이는 210억 달러의 가치에 달하며, 연간 금 생산량의 10%, 은의 경우 30%가 전자 제품 제조에 이용되고 있다.
구리와 같은 다른 금속의 경우 그 수치는 더욱 증가한다. 해마다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는 구리의 양은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1/3에 해당하며, 비슷한 맥락에서 생산량과 채굴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양 또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이면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430 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자원 개척지로서의 도시 광산업
세계적으로 가전제품 소비율은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 도시 광산업분야의 개척 기업인 블루 오크 리소스의 대표, 프리브 브라두는 “매일 미국 소비자들이 50개의 축구장을 덮고도 남을 만큼의 휴대전화기를 폐기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호주에서만 총 2억 3,400만개의 전자제품이 폐기되었는데 이는 호주인구 일인당 10개에 해당되는 양이다. 폐전자제품의 양이 호주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는 도시 폐기물에 비해 3배 이상이나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전까지 호주의 폐전자제품 재활용률은 고작 4%대에 불과했었다.
이후 호주정부가 폐기물 관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에도, 폐전자제품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쓰레기 증가량이 많은 품목이다. 따라서 많은 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재활용서비스도 그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신생기업인 블루 오크 리소스는 미국 내 쓰레기매립지에서 금, 은, 구리, 팔라디움을 재생해내기 위해 3,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블루 오크의 시설은 2015년 말부터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해마다 680만 킬로그램의 폐전자제품을 처리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미국 기업인 리셀룰러는 2010년 400백 만 대의 휴대전화를 처리하여 가공과정에서 얻은 광물질을 통해 75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폐가전제품을 활용한 도시 광산업에는 많은 이점들이 있다. 우선, 도시 광산업과 재활용 처리과정은 에너지 소모율이 전통적인 채광업에 필요한 에너지의 10%에 불과하다. 두 번째로 도시 광산업 과정을 통해 채굴되어지는 광물이 전통적인 채굴과정을 통해 얻는 광물보다 훨씬 순도와 가치가 높다.
평균적으로 폐전자제품 1톤은 같은 양의 원석과 비교해 해당 광물을 50배가량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 매립지로부터 얻은 1톤의 폐휴대폰은 100킬로그램의 구리와 3킬로그램의 은, 200그램의 금이 함유되어있는데, 이는 (2016년 3월 시가로) 팔라디움이나 희토류 같은 다른 회수 가능한 성분들을 포함하지 않고서도 11,1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도시 광산업 프로젝트 중 하나가 영국기업인 어드밴스드 플라스마 파워에 의해 추진되어오고 있다. 이 회사는 브뤼셀에서 50킬로미터 떨어진 외각에 위치한 거대 쓰레기 매립장을 채굴할 예정이다.
30년에 걸친 프로젝트로, 이 회사는 1960년대부터 폐전자제품을 매립해온 이 지역을 채굴할 예정이다. 본 프로젝트는 채굴된 폐가전제품은 재활용하고,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는 60MW짜리 발전기를 돌려서 60만 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어드밴스드 플라스마 파워는 규모는 작지만 이와 유사한 사업을 영국 내 고부가 도시 광산업 시장에서 이미 운영해오고 있다. 영국의 오랜 공업화 역사, 제한된 공간, 세계 최초였던 대량소비 패턴 등을 놓고 보았을 때, 영국은 이미 쓰레기 매립지 부족 위기에 직면해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18년이면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어, 정부는 대체가능한 쓰레기 관리방안을 장려하기 위해 애쓰는 한편 2010년~2015년 사이에 쓰레기 매립세를 두 배로 인상했다.
유럽은 기후 규제가 이와 같은 기업들에게 미국 내에서 보다 더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최근 들어 도시 광산업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립자원보호국의 알렌 헐슈코위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우리 역시 유럽처럼 정부가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 재활용이나 재연마를 위해 이와 같은 광물질을 재생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기금마련에 동참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자국 내에서 폐전자제품을 처리하는 것 보다 아시아지역에 위치한 처리공장에 폐전자제품을 실어 보내는 것이 10배가량 더 저렴하다.
대중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인식과 원자재 공급에 있어 도덕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미국의 친환경 인증단체들은 이와 같은 공정이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고부가가치의 친환경 기술직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 압력을 가할 예정이다. 헐슈코위츠는 원재료 공급망을 갖추고 폐제품의 재활용률이 95%에 이르는 미국 자동차 부문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단순히 추측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생산 사슬의 종료시점에서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다.
폐전자제품을 해외로 실어 나름으로써, 미국 정부나 소비자들은 그들의 소비성향이 불러온 부정적인 영향을 회피해왔다. 위험물질 거래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폐전자제품은 원자재로 구분되어 다른 제품들과 같은 절차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폐전자제품의 대부분은 아시아(특히 인도나 중국)와 가나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리되고 있다.
중국의 구이유는 폐전자제품 재처리과정의 세계적인 중심지이다. 이 중국판 모노고로드(monogorod, 하나의 산업이나 기업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도시)에는 시간당 4천 톤이 넘는 폐제품이 유입되고 있으며, 전체 도시인구의 80%에 달하는 10만 명의 노동자가 재생공정에서 일하고 있다. 강산성 용액에 담구고 광물을 재생하기 위해 폐전자제품 더미를 태우는 등의 일을 포함하는 재생공법뿐만 아니라 해이한 노동자 안전과 환경관련 법률은 이 지역에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구이유 지역은 세계 최고의 다이옥신 농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거주민의 90%가 신경손상을 입었고, 80%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 또한 어린이의 70%가 혈중 납 농도가 올라가 있으며 태아 유산율이 국가평균의 6배에 달하고 있다.
좀 더 안전하고 좀 더 탈중심화한 지역적 도시 광산업은 구이유와 같은 도시가 생겨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산 사슬의 다른 편에서, 도시 광산업은 세계적인 소비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채광 작업이 증가해야하는 필요성을 조금이나마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실례로, 지난 50년 동안 인도지역에서만 광산업을 위해 150만 명이 이주해야 했다. 이와 같은 분쟁예방을 위한 이주의 관점에서 보면 도시 광산업은 광산운영 관한 사람들의 영향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의 콜탄처럼 분쟁을 야기 시키는 광물은 국제 채굴기업이 세계적인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미심쩍은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시켜나감으로써 여러 무장단체의 자금줄이 되어 독재정권의 권력유지에 이용되고 있다.
도시 광산업은 다가오는 미래사회에 주요 친환경 기술 분야가 될 잠재력을 가졌다는 새로운 관점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