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가 제품 용량을 늘리고, 식품 첨가물을 빼는 이른바 '덧셈·뺄셈' 전략을 불황 속 생존 카드로 꺼내들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정부' 모두의 신뢰 찾겠다는 복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은 기존 제품의 가격은 고수하고 용량을 늘리는 증량 마케팅과, 당 줄이기에 나서는 저당 마케팅을 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리온(001800)은 '초코파이'의 지난 1분기(1~3월) 매출은 3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0억원)에 비해 약 29% 증가했다. 이는 신제품 '초코파이 바나나'의 매출(30억원)이 포함된 수치지만, 초코파이가 지난해 10월 말 기존 가격을 고수하고 개당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11.4% 늘린 영향이 큰 것이라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롯데제과(004990)도 지난해 '자일리톨껌'(리필)과 '초코파이'에 이어 올해 '가나파이', '청포도 캔디'의 용량을 늘렸으며, 글로벌 감자칩 브랜드인 '프링글스' 역시 한국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소형 포장 나노캔 제품을 기존과 동일한 가격에 13% 증량해 호응을 얻고 있다.
팔도도 지난 3월 기존 제품과 가격(860원)을 유지하고 면과 액상스프의 양을 각각 20% 늘린 한정판 '팔도비빔면 1.2'가 출시해 50일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제품 용량을 늘린 '더하기' 전략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함이라면, 최근 잇단 저당 제품 출시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를 의식한 전략으로 꼽힌다.
우선 당류와 밀접한 커피업계가 동참하고 나섰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음료에 들어가는 시럽 설탕 함량을 줄여 음료를 덜 달게 제조한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동서(026960)식품은 제품에서 설탕을 3분의 1 줄이고 자일리톨과 벌꿀을 넣은 맥심 모카골드 S를 출시했고,
남양유업(003920)도 당 함량을 기존 대비 25% 이상 낮춘 '프렌치 카페 저당 커피믹스' 제품 선보인 상황이다.
빙그레(005180)도 지난 3월, 장수 식품 중 하나인 요플레의 저당 제품을 출시했고, 코카-콜라사는 당류 0g인 '파워에이드 제로 마운틴 블라스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는 당 함량을 낮춘 발효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과 '메치니코프'를 잇따라 선보였으며, 메치니코프는 하루 평균 17만개가 팔리던 판매량이 정부의 당 저감화 정책 발표 후 하루 평균 20만 개로 깜짝 상승하며 매출신장 효과를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여론과 사회적 트렌드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역발상이라 할 수 있는 증량 마케팅과 당 줄이기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양유업의 저당 제품들. (사진제공=남양유업)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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