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정운호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홍 변호사를 상대로 그동안 제기된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탈세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유정(46·여·구속)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수사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단서를 찾기 위해 홍 변호사가 선임한 사건의 수사관과 접촉이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브로커 이모(55·구속)씨와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의 대질 조사도 고려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 등 이른바 '몰래 변론'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후 소득 신고를 누락하는 방법으로 탈세한 혐의다.
지난 2014년 정 대표가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을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아내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파주시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A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부동산을 투기하고, 이 회사를 자금 세탁의 용도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홍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출석한 자리에서 몰래 변론 의혹을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각종 의혹에 대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몰래 변론은 상당 부분 해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임료 탈세 의혹을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퇴임 이후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대답했다.
정 대표의 도박 사건 수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 의혹에 대해서는 "몇 명의 변호사와 같이 협업하는 절차를 취했기 때문에 영향력 행사는 있을 수 없다"며 "나름대로 많은 의견서도 제출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변론의 범위 내에서 열심히 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홍 변호사는 특수부 수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제가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서 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사건 의뢰인과 가족이 저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홍 변호사의 사무실 등을, 19일 경기 파주시와 성남시에 있는 A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후 홍 변호사의 소환 일정을 조율해 왔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