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車수출늘고 기계부품 타격입을 듯
주요 선진국과 '맞대결'..경쟁력 촉진 발판
2009-10-15 18:00:00 2009-10-16 09:42:12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관세가 철폐된다.
 
EU에서 그동안 우리나라 상품에 매긴 관세율이 높았기 때문에 관세 양허에 따른 효과는 한·미 FTA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핸드폰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상품이 EU 시장에 들어감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획재정부는 15일 한·EU 간 FTA 가서명(정식서명 및 협약 발효 전 단계)에 따른 국내대책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앞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중 발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대형車 관세, 3년 안에 철폐
 
한·EU FTA 체결에 따른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EU시장에 들어가는 우리나라 공산품은 전 품목에 대해 관세가 철폐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주력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중.대형 자동차(배기량 1500cc 초과)에 붙던 관세 10%를 3년 이내 철폐해 매년 3.3%의 관세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소형차(배기량 1500cc 이하)는 5년 이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관세환급 제도는 원칙적으로 현행 유지하되, 협정 발효 5년 뒤부터 특정요건을 충족할 경우 해당 품목에 대한 관세환급 비율을 제한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FTA에 따라 EU의 공산품과 농산물 등도 대거 우리 시장에 들어온다.
 
EU에서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서도 최대 7년내 관세를 철폐한다. EU의 중·대형 자동차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3년 이내, 소형차는 5년내 관세가 철폐된다.
 
기계 부품 관세도 없애 자동차 부품(4.5%), 무선통신기기부품(2~5%)에 붙던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이밖에 스웨터(12%), 에어컨(27%), 스키부츠(8~17%) 등 다양한 품목에서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진다.
 
농산물의 경우 정부는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한 예외적 취급 범위를 최대한 확보했다고 밝혔다.
 
우선 쌀과 쌀 관련 제품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주요 민감품목인 인삼(222.8~754.3%), 감귤(144%), 고추(270%), 마늘(360%), 양파(135%)도 현행관세가 유지된다.
 
EU로부터 수입이 많은 냉동(25%).냉장(22.5%) 삼겹살의 관세철폐 기간은 10년으로 설정했다. 현재 돼지고기 수입량 23만톤 중 9만톤을 EU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우유 등 낙농제품에 대해서도 양허기간을 역시 10년으로 맞춘 가운데 전·탈지분유, 치즈, 유장 등에 대해서는 관세율할당(TRQ, 설정된 기간 중 매년 같은 비율로 관세율 낮춤)을 설정하기로 했다.
 
◇ 기계부품 타격 예상되나 산업 전반 경쟁력 제고될 듯
 
이번 한·EU FTA로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핸드폰 등은 수출 증대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비교우위가 떨어지는 기계부품 등 중간재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EU와의 FTA로 자동차 부문의 관세율(10%)가 철폐되면서 수출 증대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으로는 전기·전자, 섬유, 기계, 석유화학 순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계, 정밀화학 분야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 등 EU 국가들의 경쟁력이 높아 우리 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기계 부품 수입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이나 미국 제품을 대체하는 효과도 발생해 가격 인하 요인도 생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계부품의 경우 기술이 앞선 EU 국가들의 제품이 값싸게 들어오면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우리 기업에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선진국 기업간의 '대체효과'로 가격할인이 일어나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최종재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의 경우 주요 민감품목은 개방을 피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농가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U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낙농제품과 돼지고기 삼겹살 등에서 대해서는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 연구위원은 "낙농제품 개방에 대해서도 우리는 주요 제품이 '우유' 뿐이어서 이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겹살의 경우도 현재 축산농가 오염물질 관리 등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경쟁유인이 발생, 축산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FTA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요 선진국이 포진해 있는 EU의 제품이 들어옴과 동시에 기술력이 유입되면서 우리 산업 전반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멕시코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맺으면서 생산력 증대 효과가 5~8%포인트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선진국과의 FTA에 따른 생산성효과는 간접적이어서 개별 경제단위로는 느끼기 어렵지만 거시경제지표로 볼 때 분명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수출시장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EU와의 FTA를 통해 시장확대와 생산성 증대라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상품 관세 양허 구간별 주요 품목
 
< 자료 = 기획재정부 >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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