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슈틸리케호가 유럽 원정 2연전을 펼치면서 강팀과의 평가전이 필요함을 증명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밤(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 평가전에서 윤빛가람(연변FC)과 석현준(FC포르투)의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따냈다. 윤빛가람은 전반 26분 페널티박스 정면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차 넣어 3년 8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를 스스로 자축했다. 석현준은 전반 40분 윤빛가람이 중앙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일 스페인전에서 1-6으로 대패한 대표팀은 이날 한층 더 가벼운 몸놀림과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체코에 맞섰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체코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점유율 50%를 유지한 채 경기를 마쳤다. 시차 적응이나 컨디션 조절만 제대로 할 경우 얼마든지 유럽 원정에서도 대표팀 본연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실제 대표팀이 참패한 스페인전은 선수단이 현지 적응 이틀 만에 나섰던 경기였다.
특히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은 더는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홈에서 갖는 평가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스페인전의 대패로 그 전까지 대표팀이 달성한 16경기 연속 무패와 10경기 연속 무실점 같은 기록은 강팀과의 경기가 아닌 이상 허수라는 게 드러난 셈이다. 이번 2연전은 대표팀이 계속해서 강한 상대와 맞붙는 게 우선이며 그게 원정일 경우 더 값지다는 점을 보여줬다.
애초 스페인전에서 선수들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체코전에선 공격 전개나 수비 몸싸움 등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며 과감하게 상대와 부딪혔다. 특히 석현준이 상대 골키퍼 페트르 체흐(아스널)를 상대로 골대 상단에 꽂아 넣은 슈팅과 윤빛가람이 상대 에이스 미드필더 토마스 로시츠키(아스널)의 공을 빼앗아 득점을 도운 장면 등이 눈길을 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체코전 이후 "상대와 경합에서 적극성이 돋보였다. 스페인전까지 두 경기에서 잘된 부분이 조화를 이루면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장거리 원정을 온 선수들은 4~5일이 지나야 시차 적응이나 생체 리듬이 맞게 된다. 이런 기회가 좀 더 자주 있어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을 준비한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5일 밤(한국시간) 체코 프라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대표팀과 체코의 평가전에서 석현준이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려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