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청소기 시장의 무게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요 가전 업체들은 편의성에 성능까지 겸비한 무선청소기를 잇따라 선보이며 입지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청소기 시장은 200만대 규모로 이중 절반가량을 로봇청소기, 스틱형 청소기 등의 무선청소기가 차지하고 있다. 선이 없어 편리하지만 배터리 이용 시간이 짧고 흡입력이 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유선 청소기의 보완재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강력한 성능으로 재무장한 모터와 배터리를 앞세워 유선청소기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등 외산 브랜드 일색이던 경쟁구도 역시
LG전자(066570),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기업의 적극적 공세로 다원화됐다.
가장 다양한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갖춘 곳은 LG전자다. 2003년 첫 출시한 로봇청소기 '로보킹'에 이어 2013년 무선 침구청소기 '코드제로 침구킹', 2014년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핸디스틱', 2015년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을 차례로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핸디스틱 청소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를 선보였다.
코드제로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 개발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로 흡입력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인버터 모터는 회전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강한 힘이나 섬세한 동작을 요구하는 경우 필요한 만큼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기존 정속형 모터에 비해 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소음도 적다.
특히 지난해 말 개발한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종전 3만RPM 수준의 분당 회전수를 최대 10만RPM까지 늘렸다. 1세대 모터 대비 무게와 크기를 각각 60%, 49% 줄여 초소형 인버터 모터 중 최고 효율을 구현했다. 브러시가 없는 BLDC 타입으로 내구성도 일반 모터보다 3배가량 뛰어나다. LG전자는 지난달 '코드제로 싸이킹'으로 고층 빌당을 오르는 이색 이벤트를 통해 강력한 흡입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2015 미국 익스트림 암벽등반' 챔피언 시에라 블레어 코일은 지난달 LG전자의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의 흡입력을 이용해 140m 높이의 고층 빌딩 등반했다. 사진/LG전자
3년만에 신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도 무선청소기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선보인 스틱형 무선청소기 '파워스틱'은 전작 대비 흡입력이 3배가량 강화됐다. 고출력의 특수 모터는 3만번 정도의 분당 회전수를 10만번까지 끌어올렸다. 4월 출시한 2016년형 로봇청소기 '파워봇'은 기존 모델 대비 1.4배 강력한 100W 출력의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장착했다. 또 진공청소기에만 적용되던 싸이클론 포스 기술을 사용해 강력한 흡입력이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했다.
프리미엄 무선청소기의 대명사인 다이슨 역시 모터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제품으로 국내 기업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일 공개한 V8 무선청소기는 분당 11만RPM의 속도로 회전하는 다이슨 디지털 모터(DDM)을 탑재했다. 10여명의 엔지니어가 18개월 동안 50만 시간 이상의 테스트를 통해 개발한 이 모터는 최대 425와트(W)의 출력을 낸다. 전작 대비 흡입력이 15%가량 개선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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