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의 노트북 배터리 사고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는 입장인데,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한 모습이다.
사고가 발생한 노트북은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생산된 'SP10' 모델.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노트북은 24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가정에서 배터리가 과열돼 녹아내리면서 이불과 장판 등을 태웠다.
올 초 LG전자 노트북 배터리 사고에 이어 또다시 배터리 사고가 발생한 것인데, 삼성측은 자칫 '불똥'을 우려하는 표정이다. 가뜩이나 '비자금' 관련 의혹 특검을 받고 있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삼성측은 일단 사고 파장 확산을 우려해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이 나와야 확실하겠지만 현재로선 노트북 배터리의 과열 원인이 자체 제품의 결함은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실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개 위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과열을 방지하는 통풍구가 막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품 자체의 결함이라기 보다는 부주의한 사용이 사고를 불러왔다는 점을 은연중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논란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이 같은 입장을 내보이면서도 자칫 이번 사고가 노트북 소비자의 부주의로 이어질 우려에 대해서도 적잖은 고민이 담긴 모습이다.
노트북 구입시 제공되는 사용메뉴얼이 다소 애매한 표현을 담고 있는데다가 사용자가 두꺼운 사용메뉴얼을 철저하게 숙지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측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연이은 '악재' 상황을 언급하며 "정말 '다이나믹'(?) 삼성"이라고 최근 상황을 빗댔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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