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관리 소홀히 한 요양병원 손해배상 해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환자 부주의 등 감안 30% 책임 인정
2016-06-13 10:14:21 2016-06-13 10:14:21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만성·노인성 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요양병원 관련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요양병원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조정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요양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이 2013년 207건, 2014년 238건, 2015년 285건 등 총 73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요양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 730건을 분석한 결과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지는 낙상 사고 등의 '안전사고'가 37.4%(273건)로 가장 많았고 '의료사고' 28.6%(209건), '진료비 과잉청구' 14.9%(109건), '서비스 불만' 14.0%(10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안전사고' 관련 상담을 세부적으로 보면 '낙상'이 79.5% (217건)로 가장 많았고 '물리치료 사고' 5.8%(16건), '환자 간 다툼' 5.5%(15건), '질식'3.7%(1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요양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이 2013년 207건, 2014년 238건, 2015년 285건 등 총 73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요양보호가 필요한 환자가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낙상사고를 당해 다리가 골절된 것에 대해 요양병원이 수술비와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치매증사과 무릎수술로 인해 거동이 불편했던 A(91)씨는 사고 당시인 2014년 7월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낙상사고를 당해 우측다리가 골절됐다. 이로 인해 수술을 받았지만 뼈가 잘 붙지 않고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장기간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독립 보행이 어려운 상태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 측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넘어지는 등의 낙상으로 인한 위험을 미리 얘기했고 고령환자의 경우 낙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진료비의 일부만 감면하겠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자는 입원한 환자에 대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낙상 방지를 위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김씨가 골절 상해를 입게 된 것으로 보고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다.
 
다만 A씨가 의료진이나 간병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한 점과 병력과 고령 등으로 인해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요양병원 측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조정결정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요양병원에서 간병인력이 환자 보호 의무를 게을리 했을 경우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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