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20대 국회가 13일 개원식을 열고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다섯번째로 국회에서 연설했고, 여야 지도부를 만나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여소야대이면서 원내교섭단체가 3개인 '3당 체제'로 시작한 새 국회가 국민들에게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개원식 참석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속속 입장했다. 의장석을 바라보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가운데를 차지했고 오른쪽으로 더불어민주당, 왼쪽으로 국민의당 의원들이 자리했다. 개원식은 국민의례와 국회의원 전원의 개원 선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원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개원 연설로 진행됐다.
정 의장은 개원사에서 “이제는 성년을 맞이한 국회가 성숙하고 신뢰받는 국회로 거듭나 국가와 미래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의 위상과 역할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박 대통령은 “3당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며 “20대 국회는 상생과 화합의 전당으로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나서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에서는 민생과 직결되는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되어 국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협조를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 중간마다 박수를 쳤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박 대통령 연설은 27분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연설 뒤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등과 환담을 하면서도 “국회와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정 의장은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박 대통령님이 제일 국회를 많이 찾아주셨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정 의장이 화답하면서 20대 국회와 정부의 관계 및 여야 관계는 겉보기에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았고 세월호특별법 개정이나 법인세 정상화 문제, 구조조정 등 여러 현안에서 여야가 대립하고 정부와의 마찰도 예상되면서 '평화로운'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더민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에 대해 “화합과 협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회와 소통과 협력의 의지를 밝힌 데 대해 평가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있다”고 논평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박 대통령이 국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고 3당 대표 회담 정례화를 약속한 것은 다행”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협치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진석 운영위원장 등 18개 상임위원회를 이끌어 갈 위원장을 선출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경선까지 벌인 기획재정위원장에는 조경태 의원이, 안전행정위원장에는 유재중 의원이 선출됐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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