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9일 자신의 사재 3500억원을 털어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측의 제안을 좀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김준기 회장의 개인 돈 3500억원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동부하이텍 반도체부문의 재무구조가 당장 개선되기는 힘들다"며 "동부측은 사재출연 외에 동부메탈 잔여지분을 상장하고 농업부문과 유화부문,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모두 1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동부하이텍 반도체부문의 차입금은 모두 1조90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재출연과 주식상장, 보유자산 매각 등을 통해 모두 1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게 동부측의 계획이다. 그러나 산은은 이같은 제안에 대해 실현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며 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동부그룹과 산은은 동부메탈 매각가격을 두고 입장차이를 보여왔다. 당초 동부는 동부메탈 매각가격을 85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산은은 여기에 훨씬 못미치는 3500억~40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동부측에 시장에서 인정되는 최대한의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협상 여지는 없다"며 "김준기 동부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동부측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동부메탈은 당초 계획대로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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