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신규주택 분양시장과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들이 부동산으로 몰리자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첫 주말 동안 수도권 주요 신규분양 단지 견본주택에 9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분양시장 기대감이 드러났다.
반도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하는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견본주택에는 3만2000여명이 방문했으며
대림산업(000210)이 서울 동작구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에는 2만6000여명이 찾았다.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에도 3만여명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 지역에는 호반건설이 선보인 '시흥은계 호반 써밋플레이스'와 우미건설의 '시흥은계 우미린'이 지난 주말 개관했다. 또
GS건설(006360)이 공개한 '신동탄 파크 자이 2차'에도 개관 첫 주말 동안 8000여명의 내방객이 다녀갔다.
분양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도금이나 청약시 집단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부담 감소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실수요자를 겨냥한 중소형 매물이 많이 나온 것도 높은 호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청약물량이 16%가량 늘어난다. 최근 분양시장의 호황과 금리인하 호재까지 겹치면서 청약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청약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000830)이 서울 개포지구에 공급한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은 평균 45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청약접수를 진행한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가 평균 38.4대 1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지 일주일 만에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수요자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분양가 상승세에 부채질을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수요가 급증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실거래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85㎡는 4월 14억6500만원에 거래된 뒤 5월에는 16억원까지 올랐다. 한 달 새 아파트값이 1억원 안팎으로 뛴 셈이다. 또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77㎡가 최근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0년 전인 2006년(13억6000만원)도 가격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정책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을 올리고, 시중자금 흐름 왜곡 현상을 초래해 내수경기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가 뛰는 것은 재건축조합에서 분양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분양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가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재건축이 활성화되고 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시중자금들이 빠르게 강남권 재건축으로 이동하면서 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버블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공행진 중인 신규분양 시장에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버블 형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견본주택 내 상담석. 사진/대림산업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