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상반기 결산)③스타들 떨게 했던 '11월 괴담'은 옛말?
2016-06-30 10:00:02 2016-06-30 10:00:02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연예계에서는 '11월 괴담'이 떠돌아왔다. 매년 11월만 되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만한 연예계의 사건사고가 터진다는 것이 '11월 괴담'의 내용이다. "11월 한 달 동안 만큼은 몸을 사려야 한다"는 말이 한동안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1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방송인 노홍철. 사진/뉴시스
 
연예계에서 '11월 괴담'이 돌게 된 계기는 이렇다. '이름 모를 소녀'를 부른 가수인 고 김정호가 지난 1985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이후 1987년 11월에는 고 유재하가 사망했고, 1990년 11월에는 고 김현식이 세상을 떠났다. 또 1995년 11월에는 고 김성재가 숨을 거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도 매년 11월만 되면 각종 사건사고가 터졌다. 사망 사고뿐만 아니라 마약, 음주, 도박 등 연예계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세상에 알려졌다. 2001년 11월에는 인기 배우 황수정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이듬해 11월에는 배우 김성찬이 말라리아 감염으로 사망했다. 또 2003년 11월에는 배우 고현정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혼을 했으며, 2005년 11월에는 가수 신정환이 불법 도박 혐의로 입건됐다. 방송인 강병규가 인터넷 도박 혐의로 기소된 것 역시 2008년 11월이었다. 2011년 11월에는 힙합 그룹 슈프림팀의 이센스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됐고, 방송인 노홍철은 2014년 11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점 때문에 11월에 유독 많은 사건사고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연예인들이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 해 동안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연예인들은 일탈을 꿈꿀 수도 있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자극적인 뉴스거리에 목마른 언론 매체들 때문에 연예계에서 '11월 괴담'이 돌게 됐다는 의견도 있다. 11월은 프로야구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기다. 야구 소식을 메인뉴스로 다루는 스포츠-연예 매체들이 뉴스거리가 없는 11월에는 연예계의 사건사고를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이를 확대, 과장 보도하기도 하면서 '11월 괴담'이 이어지는 데 한 몫을 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시기와 상관 없이 연예계의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으며, '11월 괴담'은 이제 옛말이 됐다"는 것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올 상반기 연계계에서 끊임 없이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해는 "'11월 괴담'이라는 말 대신 '5월 괴담' 또는 '6월 괴담'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16년 경력의 한 연예기획사 매니저는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에는 시도 때도 없이 연예계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는 듯하다"며 "연예인들이 많아지고 관리가 잘 안 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언론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예전에는 오랜 취재를 통해 한번에 터트리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으로 그때그때 보도를 하는 분위기다. 매체의 수가 많고,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도 자주 알려지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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