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상반기 결산)②소속사들, 연예인 관리는 어떻게?
2016-06-30 10:00:01 2016-06-30 10:00:01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굵직굵직한 연예계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국내 연예기획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적지 않은 연예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의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연예기획사들은 "불미스러운 사고를 막기 위한 최고의 대책은 그럴 만한 가능성 자체를 없애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방송인 이창명. 사진/뉴시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들에게 술자리를 줄이고, 특히 유흥업소에 출입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며 "꼭 참석해야 하는 술자리가 있더라도 매니저가 동행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스케줄이 많은 한류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에는 될 수 있으면 호텔 안에서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권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알아보는 사람이 적고, 마음이 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속 연예인에게 음주가무 대신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장려하는 연예기획사들도 많다. 연예인의 성향에 따라 즐기는 운동도 다양하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경우도 있고, 축구, 야구, 농구, 테니스 등 구기 종목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탄탄한 몸매를 만들 수 있는 데다가 동료들과 친분을 쌓을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아이돌 가수들은 다른 분야의 연예인들에 비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소속사의 입장에서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요기획사들은 이들을 교육하고 관리하기 위한 철저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관리는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후까지 수년 동안 이어진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미성년자를 위한 성교육과 인성교육을 꾸준히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며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는 것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성을 갖춰야 나중에 스타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단체로 숙소 생활을 하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매니저가 함께 숙소에서 지내면서 이들을 관리한다. 하루 종일 옆에 붙어있으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수월한 편이다.
 
이처럼 연예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들의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이들의 이미지 실추가 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속 연예인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이미 계약을 마친 광고, 콘서트 등에 대해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고, 향후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관리가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통제된 생활을 해야 하는 연예인들이 음주가무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인간 관계나 이성 문제 등을 강제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급 연예인들에 대한 관리는 더욱 어렵다. 톱스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회사 전체의 경영까지 좌지우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사생활을 통제하고, 회사의 지침을 따르게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연기자의 매니저는 "평소 소속 연예인의 술자리가 많은 편인데 그런 개인적인 스케줄까지 일일이 따라다니다 보면 '내가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성인에게 강제적으로 술을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사람들을 만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술자리에서 옆 테이블의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일이 커지지 않게 하려다 보면 애를 먹는다. 매니저의 입장에서는 매번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평소에는 착하고 성실한 연예인이지만, 술을 좋아하는 동료 연예인이 여자들이 있는 술자리에 종종 불러낼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걱정이 되고 가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친구를 만나는 것까지 강제로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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