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정부가 하반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금리인하 등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초 은행권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2금융권으로 옮아가는 풍선효과를 차단하는데 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부터 보험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9월까지 2금융권 가계부채에 대한 분할상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가계부채 질 개선 차원에서 도입한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빚을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은 객관적인 소득증빙 자료를 통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게 된다. 직접적 규제보다 차주의 능력을 고려해 처음부터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목표를 상향하는 등 은행권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 속도도 높인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부채의 분할상환과 고정금리 달성비율 목표(%)는 올해 45%, 37.5%에서 각각 45%, 40%로 높아진다. 내년에는 분할상환 비중 50%, 고정금리 비율 42.5%로 높이기로 했다.
또 최근 증가세를 이어가는 전세자금 대출과 관련해서는 분할상환 대출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제2금융권 대책으로는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내달부터 보험업계에도 은행수준의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토록 했다.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분할 상환 확대 방안도 오는 9월 중 마련키로 했다.
올해 2월 수도권에서 은행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된데 이어 지난달에는 비수도권으로까지 확대되는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은행에서 빠진 여신이 2금융권으로 옮아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8.5%에 그쳐 전년(9.9%) 대비 1.4%포인트 떨어졌다. 재작년말 11.1%로 정점을 찍은 후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2금융권 기타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지난 2013년말 7.6%에서 2014년말 8.3%, 2015년말 9.5%로 매년 뛰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말(11.7%)에는 전년 대비 2.2%포인트나 확대됐다.
아울러 연내 상환능력심사 내실화(DSR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원금상환액까지 고려한 총체적 상환능력(DSR)을 산출해 대출심사에 활용하게 된다.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해선 금융부담 경감, 원스톱 서민금융체계 구축 등을 강화한다. 내달 보증보험 연계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1조원 정도를 공급해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서민금용 지원 기능을 통합한 서민금융진흥원을 9월에 출범시켜 전국단위의 원스톱·맞춤형 서민금융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통합지원센터 33개소, 상담·지원센터는 약 100개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민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위해 다음 달부터 국민행복기금,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맞춤형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는 채무자 상환능력에 따라 원금감면율을 50%에서 30~60%로 탄력 적용하고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최대 감면율을 70%에서 9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제2금융권 분할상환 확대, 중도금 대출 보증요건 강화 등 가계부채·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