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실위험, 저성장·저물가 고착화'…한국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급부상
'중국 경기둔화·가계부채' 낮아져…'미국 금리 정상화'는 제외
2016-05-23 15:17:09 2016-05-23 15:17:09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조선·해운업 관련 기업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기업 부실위험 증가'가 새롭게 떠올랐다. 또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도 한국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2016년 상반기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로 '중국 경기 둔화(73%)', '기업 부실위험 증가(59%)', '가계부채 문제(54%)',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51%)' 등을 꼽았다.
 
시스템적 리스크 서베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잠재 리스크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78명(68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으며, 응답자별로 5개 리스크를 선별토록 하는 복수 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 서베이 결과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 부실위험 증가(32%→59%)'와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47%→51%)'다. 이들 항목은 지난해 10월 이뤄진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비율이 낮았지만, 올해는 50%를 넘어서면서 단숨에 주요 리스크로 부상했다. 최근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화두인 만큼, 이에 따른 우려감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지난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중국의 경기둔화'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꼽혔지만, 응답률은 다소 떨어졌다. '가계부채' 역시 응답비율이 소폭 줄면서 우려감이 다소 낮아졌다. 
 
또 지난해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던 '미국의 금리 정상화'는 응답비율이 대폭 낮아지면서 주요 리스크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 후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경기둔화, 기업 부실위험 증가,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 등은 중·단기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는 중기 리스크로 각각 분류됐다.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계부채 문제, 중국 경기둔화, 기업 부실위험 증가 순으로 나타났고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는 리스크 위험도가 중간 정도로 파악됐다.
 
기관별로 보면 국내은행 종사자들은 중국 경기둔화(80%)를 가장 높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고, 이어 기업 부실위험 증가(75%), 가계부채 문제(60%), 저성장·저물가 기조 고착화(60%) 순으로 꼽았다. 비은행금융기관 종사자들은 가계부채 문제(88%), 기업 부실위험 증가(75%)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했다. 
 
앞으로 1년 내 단기에 금융시스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응답이 49%로, '높다'(15%)보다 많았다. 반면 1∼3년의 중기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는 응답이 40%로, '낮다'는 응답(19%)보다 많았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 신뢰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가 '보통'이라고 답했고, '높다'는 33%, '낮다'는 14%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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