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상태(66) 전 사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 등을 적용해 28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전날 남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혐의를 추가로 확인해 긴급체포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새로운 범죄혐의가 포착됐고, 남 전 사장이 중요 증거물을 제3의 장소에 은닉했다”면서 “관련자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됐다. 조사에 임박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남 전 사장이 은닉한 증거물은 압수됐다.
대우조선 분식회계(회계사기)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단은 우선 남 전 사장의 개인비리에 집중해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 전 사장과 대학동창인 물류운송 협력업체 H사 정모(65) 대표는 남 전 사장에게서 사업상 특혜를 받고 금품을 전달해 업무상횡령·배임증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남 전 사장은 ‘러브하우스’로 유명한 건축가 이창하씨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도 있다. 남 전 사장과 이씨는 오만 선상호텔 사업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 과정에서 사업상 특혜와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씨를 조만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 전 사장은 2012년 6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재임 중 일감을 몰아준 업체 대표로부터 개인 사무실 운영비를 제공받은 것으로 특별수사단 수사 결과 드러났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현재 조사를 차분히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별수사단은 최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2명과 수사관 10명을 수사팀에 보강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은 대규모 회계사기와 경영진 비리로 얼룩져 있다. 이런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으려는 검찰의 의지가 수사 속도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는 대우조선 회계사기와 관련해 경영진 비리에 집중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이 현재까지 파악한 회계사기 규모는 고재호 전 사장과 김모 전 부사장(재무총괄 담당·구속)의 재임 기간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뤄진 약 5조4000억원(순자산 기준)이다. 김 전 부사장은 지난 25일 구속됐다.
대우조선 비리에서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상태 전 사장이 2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수사단에 소환됐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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