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으면서 KBS의 참사 보도에 관여하려 한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오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정현 당시 수석이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관련 보도에 항의하며 편집에까지 직접 개입했다”며 “참사의 진실을 감추려한 청와대의 방송장악 시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단체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수석은 김 국장에게 특정 보도를 지칭하며 “뉴스편집에서 빼달라”거나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석은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는 주문도 했으며 김 국장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게요”라고 답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어린 학생과 교사 등 305명이 희생된 참사를 두고 사태수습에 전념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야 했을 청와대가 보도를 무마하기에 급급했던 명백한 증거”라며 “청와대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아니라 오직 권력의 안위였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녹취록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와 언론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했다"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연장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대통령의 안위와 심기만 살피는 핵심 측근의 행태가 참담할 지경”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이 진실의 문을 막아서는 이유가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참사 당시 묘연했던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먹통이 된 재난대비 체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라며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 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