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 관련 심사를 진행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15일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를 시작한 지 7개월여 만이다. 특히 공정위가 4일 SK에 보낸 심사보고서에 점유율 60%가 넘는 권역의 경우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공정위가 오는 15일 전원회의를 열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며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지만,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 권역 가운데 합병 이후 점유율이 60%가 넘는 권역은 매각하는 것을 승인 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내용대로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난다면 SK로서는 CJ헬로비전 가입자 415만 가구 가운데, 15개 권역의 300만 가구를 매각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M&A하는 동력이 사라지게 된다. SK가 인수합병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KT를 견제할 강력한 2위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검토해보지 못했지만, 알려진대로 시정조치를 명령한다면 조건부 승인이 아니라, 사실상 불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8일 열린 'SK브로드밴드,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이인찬(오른쪽) SK브로드밴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정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SK텔레콤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으며, SK는 이에 대한 내부 의견을 정해 전원회의 전까지 공정위에 전달해야 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공정위의 결론은 사실상 부담을 사업자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여론을 많이 의식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12월1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위 등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정위가 전원회의를 통해 심사보고서를 확정하게 되면, 이후 미래부와 방통위가 각각의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SK텔레콤이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이번 M&A를 자진 철회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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