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신규 공급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 옥죄기와 불법전매 단속 등 정부의 분양시장 규제에도 연이어 최고 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투자가 가능한 분양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사강변도시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은 561가구 모집에 4만3499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7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첫 분양을 시작한 미사강변도시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이보다 이틀 앞선 6일 청약을 접수한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역시 54.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달 들어 미사 등 수도권 곳곳에서 1순위 마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수도권에서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총 10곳으로 이 가운데 9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을 마쳤으며, 미달 단지는 1곳에 불과했다. 지난 6월에는 32개 단지 가운데 6곳이 순위 내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로 남은 바 있다.
◇중도금 대출 보증심사 강화와 불법전매 단속 등 규제에도 분양시장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남미사강변도시 견본주택 현장 모습. 사진/리얼투데이
지방에서도 최고 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해지역 제한이 풀린 세종에서는 지난 8일 청약을 접수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 105가구 모집에 무려 2만1180명이 신청하며 평균 20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세종시 분양시장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전용 84㎡D타입은 2097대 1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는 2014년 분양한 '더샾힐스테이트'로 평균 63.3대 1이었다.
중도금대출 보증심사 강화가 시작됐지만 분양시장 열기는 이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분양권 불법전매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는 지역들조차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미사강변도시 A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단지에서 전용 84㎡ 기준 1억원 가까이 웃돈을 줘야 분양권을 매수할 수 있다. 분양권 시세 자체가 분양가보다 높은데 청약을 안할 수 있겠냐"며 "거래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실거래가격 신고를 하면 된다. 불법전매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욕심만 부리지 않고 비슷한 가격에 신고하면 (단속에)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공급과잉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도 '청약광풍'의 한 요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이 된 단지들이 청약을 진행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수요가 장기적으로 뒷받침되는 지역에 대한 수요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기존 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가 낮고, 최근 분양시장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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