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드 잘못처리해 위기조장·국민분열"
"중국도 신중히 대처해 달라"…민평련은 사드 예산 보이콧 시사
2016-07-13 15:58:55 2016-07-13 15:58:55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구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성명서를 올려 “안보에 관한 정부의 결정은 가급적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부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결정은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사드 문제’를 잘못 처리해 ‘위기관리’는 커녕 오히려 ‘위기조장’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우리의 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므로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며 “국회 동의 없이 정부 간 합의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면 국회는 차제에 SOFA(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 협정 개정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민주의 대응에 대해서도 “초당파적으로 종합적 위기관리방안을 마련한 뒤 그 속에서 사드 문제에 접근하는 대안 제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중국도 한국 정부의 결정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임기가 1년 반 남은 현 정부 때문에 경제적 대응이나 반한 분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대처를 취한다면 양국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이 점을 감안해 신중한 대처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당론 채택을 하지 않고 있는 더민주 지도부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을 ‘개인적 의견’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검토하라고 한다고 재검토가 되겠느냐”며 “사드 문제는 단편적으로 찬성이냐 반대냐 논리로 다룰 사안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민주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전현직 의원들도 이날 문 전 대표와 같은 입장을 내놨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동시에 원점 재검토와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정기국회 예산 편성에서 사드 예산을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더민주)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국회 비준 동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더민주 지도부는 이날 원내에 별도의 대책 논의기구인 ‘사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우상호 원내대표가 다른 당 원내대표들과 협의해 국회 차원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원내지도부는 신중론을 기저에 두고 당분간 찬반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위 운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에는 국방, 외교통일, 경제 관련 상임위 의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위원 구성 배분은 사드 배치에 신중론 입장을 가진 의원들과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의원들이 적절하게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 배치 재검토를 요구했다. 문 전 대표가 지난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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