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오는 11월8일 열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미국인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관식을 통해 공식적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목될 예정이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파가 많아 이미 불참을 선언한 인사들도 다수인 만큼 순탄한 전당대회가 될 수 있을지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관식 분위기 축제 아닌 분열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의 공식 후보로 지정될 예정이다.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는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공식 지명됐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1%에 불과했던 트럼프는 무려 16명의 경쟁자를 제치며 돌풍을 일으켰고 결국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72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발언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와 다소 마찰이 있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발언을 하기로 되어 있으며 트럼프 후보의 가족들도 모두 참여한다.
그러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전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밋 롬니 등이 불참 의사를 밝히며 알맹이가 없는 전당대회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매케인 전 후보는 이에 대해서 “트럼프는 분명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아무 말이나 할 것이고 나의 의견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 하원 의장 역시 “거기에 가는 것보다는 우리집 마당 잔디를 깎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비웃었다.
또한 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38%의 공화당 의원들만이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선정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커다란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 지지파와 반대파의 충돌이 너무 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미 전당대회 하루 전인 17일(현지시간)부터 클리블랜드 퀴큰론즈 아레나 주변에서는 트럼프 후보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는 남에게 보이도록 총기를 휴대할 수 있어 총기 사건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와 폭력사태 등이 심해지며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보다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의 보안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관련 클리블랜드시는 연방정부로부터 안보 관련 5000만달러의 예산을 받았으며 특별요원 등을 포함한 요원 총 3000명이 배치된다. 시내 주요 도로에도 콘크리트 장애물이 설치되며 미군들도 보안에 동참할 예정이다.
클린턴 vs 트럼프 한 치 앞 알 수 없는 대선 경쟁 시작
민주당 역시 오는 25일부터 전당대회를 열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식 후보로 지정한다. 양당의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대선이 있을 11월8일까지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양자 대결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나온 설문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소폭 앞서는 것으로 확인되긴 하나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엇갈려 정확한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WSJ과 NBC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46%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41%를 앞질렀다. WSJ과 NBC가 지난달 했던 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이 조사에서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에서 클리턴 후보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후보 36%를 앞섰지만, 퀴니피악 대학이 공개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펜실베니아에서 지지율 43%로 클린턴 후보 41%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경합 주인 플로리다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2%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 39%를 웃돌았다.
또한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사건과 관련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지만, 이것과 관련한 국민의 여론은 좋지 않아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4일 뉴욕타임스(NYT)와 CBS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40%로 동점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이 결정에 대해 “정직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WSJ은 다수의 유권자가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를 모두 비호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WSJ의 조사에 따르면 32%의 응답자는 두 후보에게 모두 투표하기 싫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지난 대선 때 6%만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모두 싫다고 응답한 것의 5배가 넘는 수치다.
따라서 향후 4개월간 두 후보의 선거 운동에 따라 오는 11월8일까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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