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여전히 입성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가이던스는 특히 전날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전당대회 찬조연설 표절 논란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선거 내내 트럼프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멜라니아의 연설의 일부 구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지난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과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은 멜라니아가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받은 교훈에 대해 말하는 부분으로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니 말한 대로 하고 약속을 지켜라", "존경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라" 등이다. 이는 미셸의 지난 연설 내용과 거의 똑같다.
이를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선거 운동을 주도했다가 밀려난 코리 르완다우스키는 "폴 매나포트 트럼프 선거캠프 책임자가 책임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매나포트 책임자는 "그저 비슷한 단어"였다면서 "그녀가 미셸 오바마의 단어를 베꼈다는 생각 자체가 이상하다"고 일축했다.
벤 카슨 전 공화당 후보 역시 "만약 멜라니아의 연설이 미셸의 연설과 비슷하다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것을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념해야 한다”라며 트럼프 후보를 옹호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미국 매체 복스(VOX)는 사설에서 "멜라니아가 연설을 베꼈다는 것은 트럼프의 게으름을 보여준다”면서 “따라서 게으르고 사기꾼 같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대재앙이 일어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아틀란틱 역시 '이번 논란이 선거 내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인간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처음이자 최고의 기회가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정치·외교 분야 전문가 90명이 트럼프 후보의 외교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외교전문매체 '아메리칸인터레스트'가 보도한 이 서한에서 연구원들은 "트럼프의 정책을 검토한 결과 그의 정책들은 미국이 자유세계 질서로부터 후퇴하도록 만들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매우 불완전하다"고 꼬집었다.
이후 이들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는데, 특히 트럼프 후보가 일본과 핵으로 무장한 북한 사이의 군사적 충돌을 방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 역시 트럼프 정책을 지지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공식 후보로 선정됐지만 공화당 내부의 의견 분열이 심각할 뿐 아니라 트럼프 후보를 신뢰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많은 만큼 트럼프의 백악관행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오른쪽)와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왼쪽)의 모습.
사진/뉴시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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