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24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의원이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것과 야권 통합을 내세운 반면 김 전 위원장은 계파갈등을 넘어선 공정한 대선후보 선출을 강조하는 등 강조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야당을 만들어 정권교체에 헌신하겠다”는 말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당선시켜주면 당대표에 나가겠다‘고 공언해온 송 의원은 일찌감치 대표 선거를 준비해왔다.
출마 기자회견에서 그는 “당대표는 대선 경선 관리자가 아니다. 당을 지지율 1위의 강력한 수권정당으로 변모시킬 일꾼이어야 한다”며 당선될 경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무능하고 오만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강한 야당’, ‘수권비전위원회 설치’ 등 다섯 가지의 주요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현재 상태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박근혜 정권의 무능함이라는 반사이익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당 등 다른 야당과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야권 분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민의당·정의당과 선의의 정책경쟁을 펼치는 한편 통 큰 연대로 새로운 통합의 중심을 세워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별도 브리핑에서도 그는 “전당대회 후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위한 정계개편·개헌 논의가 일어날 것”이라며 “당대표로서 중심을 잡고 더민주 주도의 야권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우리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훌륭한 분”이라며 “(문 전 대표를) 당연히 만날 것이다. 우리 당의 주요 지도자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 의원의 부인 남영신 여사는 문 전 대표가 지난 9일 네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 꽃다발까지 준비해 맞이하기도 했다.
송 의원보다 30분 앞서 출마 선언을 한 김 전 위원장은 “제게는 계파갈등을 이끄는 파괴적 경쟁이 아니라 정책경쟁을 통해 강한 후보를 만들 통합의 리더십이 있다”며 송영길·추미애 의원이 문 전 대표를 의식한 선거운동을 진행해온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계파의 눈치를 보며 표를 구걸하는 대표는 필요 없다”거나 "우리당의 대표는 계파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의 대표여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같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의도적 선긋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시절 무상급식 등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고 문 전 대표 재임 당시 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기존 지지층 사이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후 경남 양산을 지역위원 개편대회에 참석한 그는 문 전 대표를 만나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대신 그는 ‘민생’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당대표 출마 이유를 “정권교체로 민생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한 그는 자신이 혁신위원장으로 있던 시절 제안한 민생연석회의를 원내와 지자체, 중앙당, 시민단체 각 분야에서 참석하는 민생의제 회의기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청년배당(성남시), 청년수당(서울시) 등 더민주 소속 지자체장들이 내세우는 민생정책을 당에서 흡수할 뜻도 나타냈다.
추미애 의원까지 세 명이 더민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종걸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이렇게 힘든 결정은 처음이다. 주말에 몇분과 더 상의한 후 다음주 초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글을 남겼다.
더민주는 오는 27·28일 당대표 후보등록 접수를 받은 후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24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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