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먹구름'…불황의 일상화
올해 체감경기, 메르스·세월호 때보다 나빠
2016-07-28 15:13:21 2016-07-28 15:13:21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8월 하계휴가 시즌까지 겹치면서 생산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8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9.5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90을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 경우 다음달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음을 뜻한다. 100 이하면 반대의 의미다.
 
 
전망치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기업들이 하계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산별노조 파업 등이 내수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여파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도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휴가로 인한 영향은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레저·숙박업과 같은 일부 서비스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한 반면, 제조업과 전기·가스, 건설업 등에는 악재 성격이 강했다.
 
기업 심리가 장기간 위축되면서 전망치의 경우 올해 들어 기준선 100을 상회한 달은 단 한 번에 불과했다. 평균 전망치도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 올해 1~8월 평균 전망치는 93.8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 2014년 평균 96.0과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평균 94.2보다 낮았다.
 
7월 실적치 역시 89.7을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내수(96.6), 수출(95.0), 투자(95.2), 자금사정(99.6), 재고(103.4), 고용(99.4), 채산성(93.6)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경우 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 못하고 점진적,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하며 “경기침체 장기화로 위기가 일상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은 건 단연 '내수 부진'이었다. 같은 날 중소기업중앙회가 3150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SBHI)' 결과, SBHI는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85.1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내수(84.3), 경상이익(83.1), 자금사정(83.6), 수출(83.8) 전망이 전월 대비 부진한 가운데, 고용수준(97.3) 전망은 다소 나아졌다. 최대 경영애로를 묻는 질문에는 내수부진이 응답률 62.1%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7월 중소기업의 업황을 나타내는 업황실적건강도지수도 역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84.1을 기록했다. 제조업지수는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비제조업 내 건설업과 서비스업 지수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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