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최근 쿡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TV 채널을 돌리면 셰프들의 요리 경연이나 유명 요리연구가의 전국 맛집 탐방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TV에 나온 맛집들을 직접 방문해 음식을 먹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거나, 음식을 따라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들의 한끼 식사를 책임질 수 있는 서비스가 요리버리이다. 아빠컴퍼니가 지난해 초 선보인 요리버리는 전국의 유명 맛집 음식을 집으로 배송해 준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부산 밀면, 해운대 쭈꾸미, 춘천통나무집닭갈비, 포항 구룡포 과메기까지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요리버리는 전국 각지 약 70곳의 맛집 음식들을 집에서 배송받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맛집 O2O(Offline to Online) 서비스다. 집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완전조리 된 제품을 배달해주던 기존의 배달앱 서비스와 달리, 전국의 맛집요리를 집에서 조리 가능하게 반조리 상태로 배송을 해준다.
특히 전국 맛집의 비법 양념장은 물론 모든 재료와 레시피가 함께 제공돼 현지와 동일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4회, 주당 28회에 이르는 음식하기에 지친 가정 주부라면 요리버리로 이같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요리버리는 PC나 휴대전화에서 사이트를 방문해 전국의 유명 맛집 메뉴를 선택 후 결제하면 된다. 주문한 음식은 다음날 택배로 배송된다. 배송된 음식은 반조리된 상태로 포장되는 만큼 배송 후 5~10분 정도 조리과정만 거치면 바로 섭취가 가능하다. 때문에 1인가구보다는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4인 가족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다.
요리버리의 이러한 장점은 한달 거래 300건, 재구매율 50%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70곳의 맛집은 오는 2018년까지 300곳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여기다 대도시 위주의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운영도 고려되고 있다.
허영균 아빠컴퍼니 대표는 "완성된 맛집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많고, 식자재 등의 산지 직배송 서비스도 많다"며 "하지만 가정에서 음식을 책임지는 주부들을 위해 맛집 요리를 간편조리화 한 형태로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는 요리버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균 아빠컴퍼니 대표.사진/아빠컴퍼니
-창업 계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과거 창업을 하고 약 15년 동안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다 가족의 불편함을 해결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 역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빠컴퍼니를 창업하고 요리버리 서비스를 내놓게 됐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밑바탕이 돼서 그런지 회사의 모토도 가족불편혁신회사입니다.
-가족을 사업 중심에 놓게 된 배경이 있습니까.
▲창업을 결심하고 다른 스타트업과 경쟁을 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가장 잘 아는 분야를 집중하려 했습니다. 기술 기반이나 명석한 아이디어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언젠가는 개인적인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라는 캐릭터는 나의 가족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동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사업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아이템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업 아이템으로 요리버리를 택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가족의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주부의 식사 준비에 생각이 미치게 됐습니다. 최근 출시된 서비스들을 보면 1인가구를 위한 먹거리 배달 서비스는 많은데 가족을 위한 서비스는 없었습니다. 특히 30대와 40대의 일반 주부를 위한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가족의 식사를 책임지는 주부들은 자녀의 간식이나 식사를 위해 분식집이나 간단한 음식을 시켜 먹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맛집의 요리를 간편조리화 된 형태로 배달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0~40대 주부 대상…맛집 음식 집서 편하게 즐긴다
요리버리는 전국 맛집 음식들을 조리가 편한 상태로 배송해 준다.사진/아빠컴퍼니
-주요 타겟 층도 30~40대 주부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주요 타겟도 30~40대 주부를 중심으로 합니다. 1인가구 가운데 아무리 요리를 좋아한다고 해도 음식을 해먹는 조리 횟수가 월에 몇번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먹거리가 고착화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간식을 먹는 시간이 일정하고 출퇴근, 주말 등에도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요리버리는 이같은 가족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요리버리 서비스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요리버리 서비스를 짧게 요약하자면 전국의 유명하거나 미발굴된 맛집을 찾아서 그 곳의 음식들을 간편조리가 가능하게 상품화 하고, 고객이 주문을 하면 익일 내 배송해 주는 서비스 입니다. 여기서 특징은 주로 가족 식단에 오를 수 있는 메인 요리, 아이들 간식, 안주 등의 먹거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족들이 식단에 맞춰 대규모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대상입니다.
-자체 사이트보다 소셜네트워크(SNS) 운영을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SNS를 통해 '밥하기 싫은 날'이라는 이름의 채널을 먼저 운영했습니다. 파워블로거들로부터 제공받는 음식 레시파와 맛집 정보를 3~4개월 소개한 뒤 판매를 시작하니 첫달부터 많은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이후 지난해 초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서비스 구조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전국 어디서든 요리버리 플랫폼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예상발송일과 도착일 등이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이후 음식점에서 실시간으로 고객의 주문을 확인하고 상품 제작에 들어갑니다. 이후 요리버리 입점사들이 특화된 반조리 포장을 하고 고객에게 배송을 하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고 입점사에서 배송을 하는데 평균 24시간이 소요됩니다.
-입점사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습니까.
▲보통 입점사를 선정할 때 전국을 돌면서 식당을 직접 방문해서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요리버리 플랫폼에는 70개 정도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습니다. 전국을 대부분 다 돌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전국적으로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이 아니라 자체 레시피를 보유하고 전문적으로 음식을 만들어가고 있는 식당을 대상으로 한다는 부분입니다. 고객들에게는 더욱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사업자에게는 전국의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50% 넘는 재구매율…한국은 HMR 시장 성장에 최적
요리버리의 서비스 구조.사진/아빠컴퍼니
-요리버리의 성과가 궁금합니다.
▲지난해 초 요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어느덧 1년6개월 정도가 됐습니다. 그동안 누적 구매건수는 2만4000건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재구매율입니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요리버리 서비스를 사용한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50%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회 이상 구매하는 고객들의 비율이 60% 정도 입니다. 주부들은 매일 식사를 챙겨야하기 때문에 요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 만족도가 높으면 재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는 한달에 300건 정도가 성사되고 있으며, 1건당 보통 4만~5만원의 금액이 거래됩니다.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가 있습니까.
▲주부들은 가족들을 위해 대게 맛있는 요리를 찾습니다. 요리버리 입점사들은 역사와 전통, 실력이 넘치는 맛집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요리버리가 엄선한 맛집들에 대한 신뢰가 높고, 간편하게 조리를 해 음식을 먹을수 있다는 점이 높은 재구매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비스 출시 이후 가장 많이 구매한 고객은 금액이 1000만원을 넘기도 합니다. 특히 이들 고객은 공동구매를 통해 대량구매를 반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리버리가 노리는 시장의 규모는 어떻게 됩니까.
▲요리버리가 노리는 시장은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MR)입니다. HMR을 우리말로 풀면 가정식 대체식품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먹을 때의 과정은 식재료 구입→식재료 손질→조리→섭취→정리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HMR은 이런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음식의 재료들을 손질한 후 어느 정도 조리가 된 상태에서 가공·포장되기 때문에 데우거나 끓이는 등의 단순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음식이 완성됩니다. 이러한 HMR은 국내에서만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연 14%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3분의 1정도 규모라 향후 성장성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HMR 시장의 성장 전망은 어떻게 됩니까.
▲한국은 HMR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HMR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맞벌이가 보편화 되고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각종 가전제품들이 잘 구비돼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HMR 시장이 크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밖에서 외식을 하기보다 간편히 HMR을 통해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져 시장 전망이 밝습니다.
-요리버리 서비스 목표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우선은 요리버리를 통해 기존 배달 맛집의 플랫폼화를 이루려 합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까지 300개의 맛집을 입점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후 독자적인 전국 맛집 상품 발굴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미허가 맛집의 전국 배달을 위한 법적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즉석 배달을 실현하는 프렌차이즈 델리숍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자체 유통매장 개발과 대형 유통매장용 상품 등을 개발해 최종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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