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지난해 정부와 공기업 등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취득세, 양도소득세, 담배소비세 등 조세수입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공기업은 통계가 산출되기 시작한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5년 공공부문계정(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735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 증가했다. 총지출은 70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공공부문 수지는 33억8000억원으로 전년(17조4000억원)보다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공공부문 수지는 통계가 산출된 2007년 이후 7년 만인 2014년에 첫 흑자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흑자 흐름이다.
공공부문 계정은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연간 손익을 보여주는 통계다. 지난해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 5163개, 금융·비금융 공기업 187개 등 5350개 기관의 경제 활동을 집계했다.
공공부문의 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소득세, 취득세 등 정부가 거둬들인 조세수입이 늘고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부문별 계정을 보면 일반정부의 총수입은 526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조5000억원 늘었다.
김성자 한은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조세수입 중 가장 많이 확대된 소득세의 경우 취업자 수 증가와 명목 임금 상승으로 늘었다"며 "작년에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양도세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출도 늘었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50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서 지출이 늘고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가계의 사회수혜금 지급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일반정부 흑자는 22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중앙정부는 25조2000억원 적자를 냈지만 지방정부(4조5000억원)와 사회보장기금(42조7000억원)은 각각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 적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를 기록했다. 영국(-4.4%), 호주(-2.5%), 일본(2014년 기준 -5.6%)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기업의 경우, 비금융공기업이 9조5000억원, 금융공기업이 2조3000억원 등 모두 11조 8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공기업 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김 과장은 "최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의 수익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공기업들의 영업 비용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가 서울 삼성동 부지를 매각한 점도 공기업 흑자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18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고 총지출은 172조3000억원으로 9.9%나 줄었다. 투자 역시 2013년 43조3000억원에서 2014년 35조6000억원, 지난해 34조700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다. 비금융공기업들이 부채 규모를 줄이려고 신규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로 보인다.
금융공기업은 총수입이 3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 줄었고 총지출도 1조7000억원 감소한 3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금융공기업의 총수입 감소가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재산소득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 등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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