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기술육성 3년…과학기술의 미래 열었다
기초과학·소재·ICT 등 243건 연구과제 지원…자율성 보장에 중점
2016-08-16 11:11:48 2016-08-16 12:55:02
삼성 연구소. 사진/삼성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이 국가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2013년부터 운영해 온 '미래기술육성사업'이 16일로 출범 3년을 맞았다. 
 
삼성은 2013년 8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하고, 국가 과학기술 연구에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기초과학 분야 92건, 소재기술 분야 59건, ICT 분야 60건, 신기술 및 미래기술 분야 32건 등 총 243건의 연구과제를 지원했다. 연구에 참여한 인력은 교수급 500여명을 비롯해 총 2500여명에 달한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사업 관련성이나 별도의 대가 없이 민간기업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최초의 연구개발 지원 사업이다. 특허 등 연구과제의 성과물을 연구자가 소유하도록 해 스스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젊은 신진 연구원이 성장하는 주요 관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구과제로는 아직 문제가 정의되지 않은 새로운 탐색연구, 기술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 과제를 비롯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에너지 등 도전적인 기술 분야를 선정한다. 또 연구자에게 연구 기간, 절차 등 자율권을 부여하고 형식적인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아,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과제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연구자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기록으로 남겨 지식 자산으로 활용한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성근 서울대 교수는 "삼성은 창의적 아이디어로 임팩트가 큰 연구에 과감히 도전하는 과제를 장려하고, 분야간 경계가 없는 융합연구를 지원해 창의적 연구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 운영기간이 3년을 경과하면서, 보다 심화된 연구로 과제를 발전시키거나 연구 결과물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등 성과도 이어졌다. 황인환 포스텍 교수는 '식물에서 의료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샐러드를 먹으면서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하는 과제'로 2013년 1차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 후 후속 심화 연구를 위해 2015년 2차 지원을 받았다. 2014년 '인공 번개 발전기 및 에너지 소실 없는 전하펌프 개발' 과제로 지원을 받은 백정민 UNIST 교수는 연구 성과가 가시화되며, 사업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량특허를 다수 출원하기도 했다.
 
공익성이 강하면서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과제도 지원 대상이다. 함시현 숙명여대 교수는 치매와 알츠하이머 등 불치병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단백질 거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의철 KAIST 교수는 면역세포 기능을 규명해 안전한 바이러스 치료법 개발 과제를, 서길준 서울대 교수는 응급환자를 위한 심폐소생 로봇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삼성은 공익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연구자가 희망할 경우 연구 성과의 사업화와 상용화를 위해 산·학·연 연계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구과제의 진척 현황과 사업화에 대한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 사업화 전문가, 벤처투자 전문가, 특허 전문가, 창업 전문가 등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사업화 지원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존 연구 과제 중 좋은 성과가 기대되는 과제에 대해서는 지원기간을 추가 연장해 연구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형식과 절차를 더욱 축소해 '믿고, 맡기며, 소통하는 열린 연구지원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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