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주최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의 지속발전 방안이 논의됐다. 내년 대선의 화두가 경제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제민주화 전도사’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향후 어떤 역할이 부여될지에 대해 정치권이 주목하는 상황이다.
민주정책연구원과 사회경제정책연구회가 31일 국회에서 개최한 ‘우리 사회의 우선 해결과제를 제안한다 - 경제민주화 과제와 가계부담 완화방안’ 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성장'의 대척점에서 방어할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성장을 계속하려면 물적·인적자본이 계속 늘어야 하는데 실질금리 0%대인 상황에서는 국가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해야한다”며 “서민들의 악성부채를 탕감하는 것이 ‘모럴해저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지닌 노동력을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는 경제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대표도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특강에서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동시에 가는 것으로 생각해야지 배치된다는 생각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도 말한 바 있다.
전 교수의 주장에 대해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정부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국민 중 114만명의 채무상환능력이 없다고 말한다”며 “이들의 부채를 털고 향후 1년 안에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을 운영하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내세워 서민들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을 (원금의) 3~4% 선에서 매입했다”며 “114만명이 진 지난 20년 간의 부채규모가 정부 추계로 3조원인데, 채권가액으로 보면 100억원 수준이다. 이걸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에 대한 ‘부채탕감특별법’과 함께 하청·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초과이윤공유제 도입을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과 세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민주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가 24일 당 지도부에 보고한 34개의 경제민주화 입법과제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성인 교수는 김종인 전 대표가 대표발의한 ‘상법개정안’에 대해 “구조조정이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노동자 문제로, 어떤 형태로든 협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노동자에게 회사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지원하는 ‘노동이사제’가 추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 6월1일부터 매주 토론을 진행하고 나온 결과들을 ‘경제민주화 과제와 가계부담 완화방안’이라는 제목의 책자로 제작해 더민주와 당 소속 의원실에 배포할 방침이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내년 대선에 뛰고자 하는 분들은 다양한 의제를 던지면서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힘든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법·제도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우리사회 불평등해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민주 내 이런 움직임이 9월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의 우선 심사 추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도 18일 특강에서 “사회가 갈등으로 분열될 때까지 기다려서 경제민주화를 할 것인지, 사전에 정치권이 자각해 극단적인 상황이 도래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 두 가지 길 밖에 없다”며 자신의 퇴임 후에도 당내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신임 지도부가 정착할 때까지 목소리 내는 것을 자제하겠다며 추석 전까지 각종 언론인터뷰를 고사하고 있다. 그 와중에 얼마전 페이스북 계정을 열고 일반인들과의 소통노력에 나서고 있다. 계정 등록 후 페이스북 활용법을 연구 중인 그는 지난 29일 “세대와 지역, 정파이익을 초월해 격의없는 소통으로 생각을 나눠볼까 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민주정책연구원과 사회경제정책연구회가 31일 국회에서 개최한 '경제민주화 과제와 가계부담 완화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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