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인데 원지값 인상 폭탄
추석 대목 앞두고 원지값 폭등…골판지업계 경영난 가중
2016-09-05 17:12:53 2016-09-05 17:12:53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골판지업계가 성수기임에도 울상이다. 국내 최대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에 발생한 화재로 원지가격이 폭등했음에도, 생산구조 마지막 단계에 있는 골판지 상자 업체에는 인상률을 반영하기 힘들어 경영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5일  A골판지 전문업체에 따르면, 올 초 제지사로부터 표면지 1㎡ 기준 391원에 공급받았던 원지가 9월 초 현재 490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가량 급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골판지 전문업체들은 지난 7월초 원지를 생산하는 제지사로부터 적게는 20%, 많게는 30% 이상 가격인상을 통보 받았다.
 
이번 원지가격의 폭등은 국내 최대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의 화재로 인한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국내 골판지원지 생산량의 약 8.9%를 담당하는 신대양제지의 시화공장에 화재가 나면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은 "신대양제지 공장의 화재 발생으로 월간 3만4000톤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공급물량 부족으로 원지가격이 인상됐다"며 "신대양제지는 거래선에 대한 원지의 정상공급을 위해 해외에서 원지를 긴급 수입(7~8월 수입물량 4만5000톤)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판지 상자 생산에 있어 관건은 원재료인 원지의 원활한 수급이기 때문에, 원지업체의 악재는 고스란히 골판지 업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B골판지 전문업체 관계자는 "31% 인상된 가격을 통보받았다"며 "원지가 없으면 골판지 생산이 중단되기 때문에 원지업체가 제시하는 금액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 이번 악재는 골판지업계의 최대 성수기에 발생해 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골판지업계의 최대 성수기는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둔 12~2월, 7~9월이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골판지 수요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명절 효과를 기다리는 업체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명절을 앞두고 원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상된 가격을 골판지 상자에 즉각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제품가격에서 원지 비중은 많게는 90%까지 차지하기 때문에 원지가격이 인상되면 골판지 상자 가격이 올라야 한다"면서도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가중되기 때문에 바로 골판지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제지공업협동조합은 원지 수급난이 심화될 경우 합동비상대응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제지공업협동조합은 "골판지 원지 수급이 더욱 악화돼 수출용 골판지 상자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3개 조합 합동비상대응팀을 구축해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하도급법상의 납품단가 조정신청을 통해 인상된 가격을 납품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지사로부터 원지를 공급받아 골판지를 생산하고 있는 골판지전문업체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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