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경기자]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살림살이는 오히려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가계 소득이 1년전에 비해 -1.4% 감소하면서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5만6000원으로 1년전에 비해 1.4% 감소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득은 점차 줄어들어 지난 2분기 소득감소폭은 -0.1%로 집계, 마이너스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 최대폭의 감소율을 보인 것.
물가상승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득 역시 305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줄어 감소율은 2003년 이후 최대였다.
◇전국가구(2인이상) 가계소득 증감률
(자료=통계청)
가계의 소득은 줄었지만 지출은 오히려 늘었다.
3분기 가계지출은 281만8000원으로 1년전에 비해 1.4% 증가했다.
이중 소득세,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62만1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3.6%) 감소했고, 일반 소비지출은 219만7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늘었다.
가계 소득의 경우 재산소득(-28.7%)이 특히 많이 줄었고, 사업소득(3.6%)은 소폭 증가했다.
재산소득 감소는 지난해에 비해 이자율이 낮았고, 배당이 가계 소득에 흡수가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지출은 보건(12.4%), 오락·문화(16.3%) 부문의 지출은 늘었고, 주류·담배(-10.9%),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4.9%)부문은 줄어들었다.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이자비용 지출도 전년동기대비 17.8% 늘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복지통계 과장은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지출은 좋아졌는데 소득 쪽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득 증가율은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득이 줄어도 지출이 늘면서 가계의 남는 돈도 줄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은 좋았지만 가계 사정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3분기 흑자액은 63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줄었다.
소득수준에 따른 흑자액은 소득이 적은 1분위 계층의 경우 지난 3분기에 41만1000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흑자율은 -57%를 기록, 1년전에 비해 -15.3% 포인트 낮아졌다.
소득이 높은 5분위 계층은 217만4000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율은 38%로 1년전에 비해 4.3%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유경준 KDI 연구원은 "3분기 GDP가 좋았던 것은 수출이 좋았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증가가 고용으로 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아니라 가계소득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이은경 기자 onew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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