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작년 대비 크게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4분기 대형 프로젝트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연초 세웠던 수주 목표를 모든 기업들이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72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3억3700만달러를 수주한 것에 비하면 무려 48%나 급감한 규모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부진한데다 수주 환경마저 불투명해지자, 정부는 해마다 내놓던 해외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부터 세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각 건설사들은 내부적으로 수주목표를 세우고 해외에서 동분서주 하고 있다.
삼성물산(000830)은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에서 45억11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5800만달러를 수주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21억4200만달러에서 올해 19억3800만달러로 10% 가량 감소하며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해외 수주 1위를 차지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액 18억8400만달러로 64% 급감하며 3위로 하락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올 들어 현재까지 기록한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172억9700만달러다. 현대건설이 쿠웨이트에서 준공한 뉴오일피어 현장. 사진/현대건설
이어
두산중공업(034020)과
GS건설(006360)은 각각 51%, 61% 감소한 15억2700만달러, 14억9100만달러를 기록하며 4, 5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은 각각 9억7000만달러, 6억3000만달러를 수주하며 6, 7위로 지난해 보다 수주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
대림산업(000210)과
대우건설(047040), 한화건설은 상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하락률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20억3700만달러에서 6억3000만달러로, 대우건설은 23억5500만달러에서 5억1100만달러로 각각 70%, 78% 급감했다. 한화건설도 25억9100만달러에서 4억7500만달러로 82%나 감소했다.
이 같은 열악한 해외 수주 여건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이 임박하거나 과거 손실이력이 있는 현장에서의 미청구 공사 비중이 아직 높은 편이어서 해당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손실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 발주감소 등의 영향으로 해외 신규수주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기존 사업에서 파생된 미청구공사 부담까지 더해져 실적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본부장은 "그래도 상반기에 지연된 대형 프로젝트들이 하반기에 발주 대기 중이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은 물론,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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