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유통가 명절 풍속도
김영란법 영향, 저가 생활·가공식품 인기
1인가구 증가, '미니포장' 선물세트 눈길
2016-09-14 06:00:00 2016-09-14 0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1인가구가 급증하는 최근의 추세와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으로 유통가의 올 추석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백화점에서는 '3마리 굴비', '용량 대폭 줄인 조미료' 등 1인가구를 정조준한 선물세트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등 5만원을 넘지 않는 중저가 선물세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백화점상품권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전통적 4인 가구에 맞춰진 선물 대신 '3마리 굴비', '용량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한우, 과일' 등 변화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추석 선물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올 추석 처음으로 굴비 3마리만 포장한 굴비 세트를 선보이는가 하면, 고객이 원하는 과일과 수량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는 '청과 바구니' 선물도 새롭게 등장했다. 아울러 원하는 부위와 등급, 중량을 고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한우 맞춤 선물의 물량도 늘렸다.
 
이처럼 '미니포장' 추석 선물을 대폭 늘리는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최근 3년간 소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일 정도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511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0%가 넘고, 약 20년 뒤인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주거지부터, 가구, 가전, 음식 등 다양한 산업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간 유통업체들도 소형 밥솥, 소형 프라이팬 등 다양한 소형 생활용품은 물론 쇼파, 침대 등 1인 가구에 특화된 가구들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등에 업고 명절 선물 세트가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매년 꾸준히 품목을 늘려 온 혼자서 먹기도 부담 없는 다양한 소포장 선물들이 명절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올해는 미니포장 선물과 함께 혼자 조리해 먹기 쉬운 다양한 선물들도 선보이며 하반기 백화점 매출의 변곡점이 될 올 추석 선물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공직자 등에게 5만원 이상의 선물을 금지하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중저가의 생활용품, 가공식품 등 저가 선물세트도 인기다. 특히 올해는 사육두수 감소와 도축 물량 감소, 폭염 등으로 인해 한우와 국산과일의 가격이 오르기도 해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등 5만원을 넘지 않는 실속형 선물세트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10만원 이하 중저가 선물세트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25% 이상 확대했으며, 특히 건과, 와인 등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홈플러스도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고 실속 있는 상품 위주로 엄선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특히 5900원짜리 선물세트부터 1만원대 실속세트까지 저가형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선물간의 경계를 허문 이색 컬래버레이션 선물세트도 확대됐다.
 
한우와 명이나물, 와인과 로브스터, 치즈 등 서로 잘 어울릴만한 음식을 하나의 세트에 갖춘 맞춤형 조합 선물세트가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마트(139480)는 올 추석에도 와인과 향초, 배와 접시, 건강버섯과 티포트 등 식품과 비식품 상품을 함께 담은 컬래버레이션 선물세트를 신규로 개발해 선보인다.
 
실제 한우등심 3kg만을 선물했을 때 보다 등심 2kg과 와인 1병이 조합된 컬래버레이션 세트를 선물할 경우 한우의 품격은 갖추면서 구매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알뜰성이 장점이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명절선물을 스마트폰 '기프티콘'으로 보낼 수 있는 이색 O2O 서비스도 제공한다. 선물을 보내는 사람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선물세트를 주문할 수 있고, 받는 사람은 평소 이용하던 이마트 매장에서 원하는 시점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직원이 고객들에게 추석 선물세트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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