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김영란법의 도입으로 사회적으로 더치페이 문화가 성행하면서 카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카드사가 결제 건수당 밴(VAN)사에 부담해야하는 밴 수수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더치페이가 확산됨에 따라 카드 결제 건 수 증가로 인한 밴수수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수료 부담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의 밴수수료 지급체계는 정률제와 정액제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우선 정액제란 카드결제 금액의 규모와 상관없이 결제가 발생하는 건수당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체계를 말한다.
때문에 정액제를 이용할 경우 카드결제 건 수가 늘어날수록 그 만큼 수수료가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정률제는 결제 건 수와 관계없이 밴사와 카드사간 계약을 통한 수수료율에 따라 금액별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KB국민·신한·현대카드는 정률제로 전환했지만 삼성·롯데카드는 정액제를 쓰고 있다. 또 하나·BC·우리카드는 정액제와 정률제 함께 적용하고 있지만 정률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액제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결제 건 수에 따라 밴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돼 결제 건 수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카드사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며 "때문에 올해 초부터 카드결제 소액화에 따른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로 전환하는 카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신금융협회 조사결과 지난 달 공과금을 제외한 평균결제금액은 3만8320원으로 여신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카드결제금액 소액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김영란법의 1인당 허용 기준 금액이 3만원 미만으로 지정됨에 따라 카드결제 소액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돼 밴수수료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액제를 통해 밴수수료를 지급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결제금액이 소액화 될수록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가 지속됨에 따라 정률제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카드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꼭 김영란법 때문은 아니지만 일부 영향으로 결제금액 소액화가 더욱 확산된다면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의 이 같은 우려에 밴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밴협회 관계자는 "현재 정액제와 정률제가 혼재된 상황에서 정액제의 경우 결제 건수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수 있으나 정률제로 전환해 내년부터 정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부담이 늘고 밴사들의 이익만 확대된다는 것은 이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의 도입으로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드사들의 밴수수료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카드사들이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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