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이 지속되면서 피해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노사는 이번 주 올해 임단협 재교섭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4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에서 이번 주 중에 사측과의 교섭 시기와 파업 수위 등을 논할 방침이다. 또 노조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가
현대차(005380)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고 있어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낸 건 11년 만이다. 노조 집행부는 불법파업을 감수하더라도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이지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대차 노사는 이번 주중 어떤 식으로든지 교섭을 통해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24차례 파업으로 생산 차질 규모가 13만1000여대, 피해액 2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21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협상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내놨다.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78%의 조합원 반대하면서 결국 부결됐다.
이후 재교섭 끝에 회사가 기본급을 7만원까지 인상했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 포인트 1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추가안을 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사측이 새로 제시한 임금안은 150만원 이상의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파업 탓에 한국수출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은 올 7월 국내생산량에서 인도에 밀려 '글로벌 빅5'에서 밀려났다. 12년만에 세계 6위로 추락한 것이다. 지난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 자동차 수출량도 멕시코에 따라 잡혀 지난 2005년 이후 '글로벌 빅3'의 자리를 내줬다. 생산과 수출이 동반 추락하면서 자동차산업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탓에 국가 경제 지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개월만이 지난 8월 수출 증가율이 2.6%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수출액은 409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이 24% 감소해 지난 2009년 8월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강성 노조의 파업으로 신설 공장의 해외 이탈을 부추기고, 지역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으면서 강성 노조 파업을 비판하는 사회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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