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김윤석, 주원, 유해진, 이시영 등 유명 배우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새 출발을 선언했다.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이브라더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사명도
화이브라더스(204630)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신규 대표로 선임된 이가 지승범 화이브라더스 대표다. 회계법인 삼정KPMG FAS 애널리스트 출신인 지 대표는 컨설팅기업 이퀄리브리엄파트너스의 대표를 맡기도 한 투자업계 전문가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화이브라더스의 사업 영역 확대를 이끌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화이브라더스를 이끌고 있는 지승범 대표는 컨설팅기업 이퀄리브리엄파트너스의 대표를 지낸 투자업계 전문가다. 사진/화이브라더스
-중국 화이브라더스가 심엔터테인먼트 인수할 당시 심엔터테인먼트 외에 몇몇의 국내 연예기획사들이 인수 후보군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화이브라더스의 입장에서 심엔터테인먼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화이브라더스는 광고회사로 시작해서 영화, 배우 매니지먼트를 주 영역으로 하고 있는 회사다. 한국에서 배우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업계 최초로 직상장을 했던 심엔터테인먼트의 경영 철학과 신인 배우를 육성해 타사 대비 긴 근속 계약기간을 보이고 있던 점, 미래에 대한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과의 미래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점, 봉고차 두 대로 시작해 성공을 거둔 심엔터테인먼트 창업 멤버들의 열정 등을 높게 샀다.
-화이브라더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몸을 담은 적이 없는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이채로운데.
▲엔터 산업 자체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나는 금융권에 오래 종사했는데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자금의 효율적 투자와 운용은 큰 화두다. 화이브라더스가 나를 대표로 선임한 것은 효율적 자본 운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미 잘하고 있던 매니지먼트와 제작의 영역에서는 기존의 키맨들이 예전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장을 만들어 주고, 중국 화이브라더스와의 시너지 창출, 신규 조직 확충 등을 통한 전방위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 역할이다.
-최근 유통 부문 강화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화이브라더스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왜 유통 부문에 힘을 싣고 있나. 특히 화장품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 회사의 발전 방향은 수직 계열화이며, 화장품 사업 역시 그 일환 중 하나다. 타사와 대비되는 점은 우리는 홈쇼핑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홈쇼핑 유통 전문 팀 자체를 영입했다. 현재 자회사인 뷰티풀마인드는 유통 1.0 단계에 있는데 이는 가장 잘할 수 있는 홈쇼핑에 집중하는 단계다. 자체 브랜드 및 위탁 판매 브랜드에 대한 라인업 확충을 통해 한국의 기타 리테일 채널까지 진출하는 유통 2.0단계를 넘어, 중국 화이브라더스 및 현지 파트너를 통한 중국 및 해외 진출을 이뤄내는 유통 3.0단계에 이르는 것을 성장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최근 VFX 전문 업체 매드맨포스트를 인수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화 후반 작업을 담당하는 VFX 영역에 대한 니즈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중국을 예로 들면 고 VFX영화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콘텐츠 진흥원 추산 중국 VFX 시장 규모는 5000억원을 상회한다. 이 중 화이브라더스는 15~20%의 물량에 대한 투자, 제작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룹 내부에서 VFX 전담 조직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파생된 니즈를 가지고 좋은 한국 회사를 찾고 있었다. 매드맨 포스트는 업력이 오래된 회사다. 그만큼 구성원들의 내부 결속 역시 끈끈하고, 어려운 시절을 함께 버텨온 원팀이다. 향후 화이브라더스의 내부에서 그룹사의 물량에 대한 수주 뿐 아니라, 자체 IP의 생산 등을 통해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매드맨포스트 외에 앞으로 어떤 분야의 업체에 대한 추가 인수 계획이 있나.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는 화이브라더스만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매드맨 포스트의 인수는 그 신호탄이다. 화이브라더스는 주로 인수, 병합을 통한 생태계 구축을 해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에 설립된 화이 인베스트먼트는 우리의 자회사로서 영화, 웹툰 등 원천 IP에 대한 투자 및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하는 회사로, 윗단에서 화이브라더스가 Buy out(바이아웃) / SI(전략적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아랫단에서 화이 인베스트먼트가 FI(재무적 투자자)의 역할도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향후 추가 2~3건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엔터주가 급락하는 등 업계 안팎의 우려가 크다. 이런 환경에서 화이브라더스의 생존 전략은.
▲사드 배치와 관련되어 엔터계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중 공동 제작 등의 작업이 재개되고 있기도 하며, 우리는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여러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엔터사 중 거의 유일하게 중국 엔터사를 대주주로 가지고 있는 우리는 일련의 이슈에서 조금은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조만간 협업의 케이스들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중국의 거대 자본에 잠식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외국 자본이 산업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 산업이 유망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한국 엔터사들과 적극적 협업을 통해 판로를 개척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정상적 판단이라 생각한다. 그 적극적 협업의 방식 중 하나가 투자다. 이 투자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이에 대한 결과론적 담론인 '잠식' 혹은 '종속'에 대한 우려를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화이브라더스는 한국 상장법인이다. 한국의 법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동등한 지위에서 지속적 사업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잠식이 아닌 성장의 동반자의 관계로 가치 창출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 시장 외의 해외 시장 진출 또는 공략 계획은 없나.
▲최근 화이브라더스는 헐리우드의 루소브라더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헐리우드에 여러 투자의 건수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한 헐리우드 진출에 대한 것은 장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투자를 유치할 때, 화이브라더스와 함께 들어온 투자자 중 EMC는 미국 2대 기획사인 CAA와 관련이 있다. 이들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 선진 시장인 미주권에 대한 진출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화교 상권이 강한 동남아권에 대한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
-10년 뒤의 화이브라더스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중국 화이브라더스의 네트워크와 한국 화이브라더스의 경쟁력을 발판으로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한국의 IP, 콘텐츠의 세계 진출의 첨병이 되고자 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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