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보졸레누보와 막걸리누보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출시 첫날 막걸리누보의 압도적인 판매량을 지켜보며 두 '누보' 간 대결에서 막걸리누보의 완승을 확신하던 업계와 언론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막걸리누보와 보졸레누보의 인기가 판매처에 따라 갈린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막걸리누보가 보졸레누보를 압도적으로 제압한 반면, 편의점에서는 보졸레누보가 막걸리누보 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보졸레누보와 막걸리누보가 출시된 19일부터 25일까지 백화점의 일주일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롯데백화점의 경우 막걸리누보는 1781병이 팔린 반면 보졸레누보는 412병 판매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 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보졸레누보의 판매량이 2% 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처음에 준비한 3200병의 막걸리누보가 19일 당일 완판돼 19일부터 2차 예약주문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4일 1600병을 추가로 한정 출시하는데, 22일 현재 준비물량의 절반인 800병이 이미 예약주문된 상태다.
그에 비해 보졸레누보는 일주일 동안 막걸리누보 판매량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00병 정도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보졸레누보 판매량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두 누보의 인기는 확연히 대조됐다. 초기에 예약주문을 받은 2000병은 물론 추가로 판매한 3000병까지 모두 5000병의 막걸리누보가 다 팔리는 대인기를 기록한 데 반해, 보졸레누보는 250여병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대형할인마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막걸리누보가 2263병, 보졸레누보가 959병의 판매고를 올려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고, 롯데마트에서도 막걸리누보가 1437병, 보졸레누보가 241병으로 판매량에서 무려 6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그러나 같은 날 대형마트, 백화점과 비슷한 제품군으로 두 누보를 출시해 판매한 편의점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과 동일한 제품의 막걸리누보를 판매한 훼미리마트의 경우, 막걸리누보가 3203병 팔렸지만, 그보다 5배 이상 비싼 보졸레누보가 3482병으로 300병 가까이 더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90% 가까이 보졸레누보의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게 훼미리마트 측의 설명이다.
편의점 GS25에서 두 누보의 인기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출시후 일주일 동안 보졸레누보는 모두 1만1161병이 팔려 416병이 팔린 막걸리누보보다 무려 30배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구매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상반된 구매행태에 대해, 구매층의 차이와 두 누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그리고 각 유통업계들의 마케팅 전략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다양한 와인 구색을 갖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마트는 와인 애호가들이 고급 와인을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많이 찾는 반면, 와인 종류가 많지 않은 편의점에는 와인 초보자 수준의 사람들이 종종 와인을 사러 들르는 경우가 많다.
또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보졸레누보가 큰 의미를 갖지 않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크리스마스 때 분위기를 북돋워 줄 특별한 것을 찾는 시민들에게는 보졸레누보가 괜찮은 상품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그리고 편의점 업계의 마케팅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처음 막걸리누보 열풍을 주도하며 이목을 끈 곳이 바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였다. 뒤늦게 편의점업계도 막걸리누보를 취급했지만, 편의점 측은 막걸리누보를 판매만 할 뿐, 연례행사인 보졸레누보처럼 할인행사나 이벤트 행사 등은 하지않아, 보졸레누보만큼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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