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한화가 혁신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광복절 특사에서 김승연 회장이 제외되면서 그룹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하지만, 인수합병(M&A)에 대한 후속조치를 비롯해 발빠른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그룹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먼저 한화가 칼을 빼든 것은 조직문화다. 군대식 수직적 위계문화에 대한 인식이 강했던 만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젊은 한화'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 M&A를 통해 '한화맨'으로 배지를 바꿔단 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이를 위해 ▲과장, 차장, 부장 직급 승진시 안식월 1개월 부여 ▲유연근무제 ▲잡마켓 ▲자율복장근무 ▲팀장정시퇴근제도 등을 도입했다.
사장단 인사도 예년(11월 말~12월 초)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최근 중후장대 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휘청이고 있고, 재계 1위 삼성마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후폭풍에 시달리며 국내 산업 전반에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발빠른 인사로 내년도 사업계획 조기수립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본사. 사진/뉴스1
한환 관계자는 "이번 조직문화 혁신은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인트라넷 설문조사 결과를 꼼꼼히 반영한 만큼 현재 직원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며 "같은 날 단행된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경우 최근 가시화된 국내 경제의 위기상황을 반영, 발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이 같은 행보는 앞서 진행했던 방산 관련 M&A 후속조치들과도 겹치며 혁신의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화탈레스(전 삼성탈레스)의 경우 지난 10일 프랑스 탈레스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한화가 인수하면서 독자경영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17일 한화시스템을 비롯 (주)한화, 한화테크윈(전 삼성테크윈), 한화디펜스(전 두산DST) 등 한화 방산계열 4사는 각 사별 사업영역 조정 추진에 나섰다. 한화와 삼성·두산 간 M&A에 대한 후속조치다. 김승연 회장은 (주)한화가 한화테크윈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한 우선주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 147만주(약 250억원 규모)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한화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의 변화를 위한 조기인사 단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세대교체를 통한 위기 극복을 내세우며 17일 조기 사장단 인사를 강행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위기를 맞은 삼성,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대대적 혁신을 예고한 SK,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로 정상적 경영이 어려웠던 롯데도 조기인사가 예상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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