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판매 부진으로 현대캐피탈의 실적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국내판매 실적 부진이 현대캐피탈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현대캐피탈의 하반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 실적은 목표 달성률의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 할부 금융의 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지만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으로 7월부터는 실적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목표 실적에 70% 수준을 기록하고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 7월 국내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1%, 8.7% 떨어졌으며 8월 역시 현대차 17.6%, 기아차 10.4% 감소했다. 9월에는 국내 판매량이 4만1548대, 3만83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20.0%, 14.9% 감소했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와만 거래하고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캡티브사(Captive·전속 캐피털사)로, 해당 할부금융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캡티브사는 완성차업체에서 영업 지원과 약정된 금리 마진을 보장받기 때문에 무이자나 저리 할부 상품 취급으로 시장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나머지 30%가량을 중소 캐피탈사 5~6곳이 분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76.7%를 기록해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복합할부가 사라진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해왔다.
현대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상반기 85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715억원을 기록해 두 배넘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역시 2274억원으로 1년 사이 559억원(32.6%) 증가했다. 이처럼 모기업을 등에 업고 호실적을 기록해 왔지만,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으로 올 하반기에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모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할부금융의 70%가량을 책임지고 있어 판매량 부진은 현대캐피탈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며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은 현대차와 기아차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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