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김정일이 죽었다." 1일 이같은 소식이 증권가를 일순 '패닉'에 빠뜨렸다.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난데없이 전해진 '김정일 피습설' 직후 코스피지수는 1% 가까이 빠지며 장중 하락반전하는 등 널뛰기 흐름을 펼쳤다.
김정일 피습설은 작년 한 매체에 올랐던 기사를 누군가 증권가 사설메신저를 통해 전파하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장난이든 의도된 노림수였든 파급력은 매우 컸다. 통일부까지 나서 부랴부랴 "(피습설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고 해명할 정도였다.
언론 매체들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전화기를 돌렸다.
이 와중 투자자중 누군가는 웃음을 터뜨렸을테고 반대로 큰 손실로 울분을 참아낸 이도 있었을 것이다. 옵션투자자라면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 오간 순간일테니까.
증권사 메신저는 여의도 증권맨들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보공유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설에서 연예가 염문설까지 다양한 소문을 양산 또는 확산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 이후 LG전자의 하이닉스 인수설 역시 증권사 메신저에 오르면서 보다 설득력(?) 있는 가설로 힘을 얻었다.
탤런트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증권가 찌라시(사설정보지)'도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유통·가동된 사실은 경찰조사 결과 밝혀진 바 있다.
증권가 메신저에 대한 정화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문제가 발생할 때만 일시적으로 언급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김정일 피습설'을 이용한 세력을 조사할 방침이라지만 메신저에 대해선 단속 권한이 없다며 손놓고 있다.
말로만 투자자 보호를 외치지 말고 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유관기관을 포함해 증권사들도 나름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투자자가 헛소문에 낭패보는 일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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