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올해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4개월여만에 대기업인 LG생활건강이 전문 업체와 함께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 25일 정밀의학 생명공학기업인
마크로젠(038290)과 합자법인을 설립해 소비자 유전체 시장에 공동 진출키로 했다. 양사는 연내 법인 설립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 하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피부, 모발 등 뷰티 분야는 물론 생활습관 개선과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6월30일 민간 유전자검사 업체가 병원을 통하지 않고도 혈당, 혈압, 피부노화, 피부탄력 등 12개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20곳의 민간 업체가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신고를 마쳤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소형 업체가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고운세상피부과의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는 지난 7월말 유전자 분석 전문 기업 제노플랜 재팬과 손잡고 '마이스킨멘토 DNA'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유전자검사와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피부타입을 파악해 생활 패턴과 음식 섭취의 개선방향을 제안하고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닥터지에 따르면 현재 1000명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자체 만족도 조사 결과 98.9%의 응답자가 '만족한다'고 답하는 등 소비자의 호응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과 마크로젠의 합자법인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의 경우 개별 소비자에 대한 맞춤형 접근이 용이한 방문판매 사업을 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2002년 방문판매 사업을 시작한 LG생활건강은 작년말 1만6000명이었던 방문판매 카운슬러 규모를 올 상반기 2만명 이상으로 늘리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방문판매 사업은 3분기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전자 진단 빅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한국인의 피부 유전자에 적합한 화장품을 개발해 선보일 수 있다.
화장품 이외에도 생활용품이나 음료 등 LG생활건강의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유전자 진단이 활용될 전망이다. 유전자 진단이 허용된 항목을 보면 체질량지수나 카페인 대사 등도 포함돼 있는데 이같은 부분을 통해 개인 체질에 적합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제안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카페인이나 알코올 대사, 니코틴 의존도 등을 검사해 개인의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양사의 기술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보고 있다"며 "당장 특정한 서비스의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법인 설립 이후에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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