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에 시멘트 수급난…겨울 앞둔 건설사들 '발동동'
시멘트 운송량 45%, 출하량 50% 수준으로 급감
레미콘 타설 작업 늦어지면 비용 늘고, 부실시공 우려도
2016-11-01 11:00:00 2016-11-01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시멘트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가을철 성수기를 맞아 시멘트 수요가 늘고 있지만 철도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특히 예년보다 이른 추위에 레미콘 타설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현장에서는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철도파업 이후 현재까지 시멘트 수송 차질 물량은 40만톤을 넘어섰다. 평시 대비 시멘트 운송량은 45%까지 떨어졌고 출하량도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생산 능력은 있지만 철도 파업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재고가 쌓여 생산량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주요 시멘트 생산 업체들은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철도를 통해 전국 각지로 운반한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철도 대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량을 늘리고 있지만 BCT 1대의 운송량이 25톤으로 열차 1회(1000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운전기사들도 피로가 누적돼 더 이상 운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상운송의 경우에도 시멘트 벌크 화물을 내릴 수 있는 항구가 정해져 있어 선박들이 화물을 내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며 "철도 파업이 종료만이 시멘트 수급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인 시멘트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건설사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추위가 본격화되기 전에 레미콘 타설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현장들은 공사기간 지연에 대한 걱정이 크다.
 
보통 콘크리트 작업을 할 때는 열풍기 등을 동원해 고온을 유지해줘야 한다. 이 때문에 동절기에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또 시멘트가 굳는 과정에서 결빙이 생길 경우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온이 내려가기 전에 콘크리트 작업을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규모가 큰 대형 현장은 자체적으로 시멘트 재고를 쌓아 놓기도 하지만 먼지가 많이 나고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많아 대부분 레미콘으로 공급받는다"며 "규모가 작은 현장일수록 시멘트 수급난이 심각하다. 이달 중순까지 시멘트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현장을 멈춰야 한다는 곳도 여러 곳 있다"고 전했다.
 
현장이 멈추게 되면 공사기간이 연장되고 이는 곧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분양한 물량이 대거 공사에 들어가는 올 가을의 경우 한 건설사에서 관리하는 현장이 예년에 비해 많아 피해규모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사 관계자는 "철도 파업이 길어지면서 시멘트뿐만 아니라 골재나 석재 등 다른 자재들도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예년에 비해 공사 현장이 크게 늘면서 자재값도 많이 올랐는데 공급마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철도 파업 장기화로 시멘트 공급이 지연되면서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 제천시 천남동 코레일 충북본부 조차장에 시멘트 등을 수송하는 화물열차가 서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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