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시장의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홍역을 앓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시장 전체에 크게 작용했다. ‘불황형 흑자’는 지속했지만 투자 우려 속에 4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경계감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1000원 팔아 73원 남겨
1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제출대상인 12월 결산 보통주권 상장법인 597사 중 분할·합병, 감사(검토)의견 비적정 등 86사를 제외한 511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7~9월) 연결매출액·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3분기 연결매출액은 392조5277억원으로 전년 동기(403조7889억원) 대비 2.79% 감소했고, 연결순이익 역시 20조7591억원으로 전년 동기(22조1787억원) 대비 6.40% 쪼그라들었다. 연결영업이익은 28조99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조4966억원)보다 5.44% 증가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지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39%로 전년 동기(6.81%) 대비 0.58%포인트 향상됐지만, 매출액순이익률은 5.49%에서 5.29%로 0.20%포인트 줄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약 73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실제로 손에 쥔 돈은 약 52원이라는 의미다.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와 비교해서도 외형과 내실 모두 부진한 실적이다. 3분기 연결매출액은 2분기(402조2074억원) 대비 2.41% 감소했고, 연결영업이익과 연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1.36%, 14.94% 감소한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하반기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부담요소들만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3분기 실적 둔화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며 “특히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된 선반영에 따라 내수 쪽은 위축이 심했던 것으로 보이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쪽에서 오던 긍정적인 시그널이 줄었다는 느낌이 많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삼성전자의 영향도가 컸다고 짚었다. 그는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 대비 많이 빠진 것이 시장 전체로 펴져나가며 영향을 줬다”며 “삼성전자와 관련된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출액 비중이 높은 ‘대장주’ 삼성전자(12.52%)를 제외할 경우 연결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의 전분기 대비 감소폭은 소폭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연결매출액(344조7121억원)은 전분기 대비 1.87% 감소했고, 연결영업이익(23조7922억원)과 연견순이익(16조2213억원)은 각각 3.15%, 12.59% 줄었다.
황 실장은 “5%의 영업이익 증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계속해서 ‘불황형흑자’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비용요소에 대한 부분,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안 한다는 의미로도 넓게는 연결이 되는 것으로 반가운 형태의 흑자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황 실장은 또 3분기 대비 불안요소들이 더 많아지고 있어 4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종별(개별기준)로는 건설업(1.73%)과 비금속광물(6.35%), 의료정밀(18.01%), 의약품(5.96%) 등의 업종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고, 기계(-4.57%)와 섬유의복(-2.94%), 전기전자(-8.07%), 유통(-1.80%) 등의 업종은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섬유의복(-64.49%)과 전기전자(-55.01%)업종의 감소폭이 컸다.
연결기준 매출액 상위 10사에는 삼성전자(47조8160억원), 현대자동차(22조837억원), 한국전력공사(15조9435억원), LG전자(13조2242억원), 포스코(12조7476억원), 기아자동차(12조6989억원), 한화(12조202억원), SK이노베이션(9조7030억원), 현대중공업(8조8392억원), 현대모비스(8조7781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5조2001억원), 한국전력공사(4조4242억원), 현대자동차(1조681억원), 포스코(1조343억원) 등의 순으로 컸다. 반면, 현대상선(-2303억원), 한국가스공사(-1897억원), 삼성SDI(1104억원))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지속하며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작았다.
분석대상기업 511사 중 385사가 순이익 흑자를, 126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지속기업은 346사, 흑자전환기업은 39사였고, 적자지속과 적자전환기업은 각각 61사, 65사였다.
올해 9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112.37%로 지난해 말(118.86%) 대비 6.48%포인트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수익성 부진
코스닥 상장사는 외형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확대된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016사업년도 3분기 연결보고서 제출대상 770사 중 관리종목, 외국법인, 분할합병, 영업양도 등의 사유로 87사를 제외한 683사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액은 33조8784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6873억원) 대비 3.6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8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119억원)보다 1.90% 감소했고, 순이익은 1조33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858억원) 대비 34.86% 쪼그라들었다. 황세운 실장은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의 감소폭이 큰 것은 특별계정에서 대규모 손실요소가 있었단 의미”라며 “다만, 이는 일회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54%로 전년 동기(5.85%) 대비 0.31%포인트 감소했고, 매출액순이익률도 4.85%에서 3.05%로 1.80% 줄었다.
업종별 매출액 증가폭은 인터넷이 48.79%로 가장 컸고, 비IT업종 중에서는 오락·문화 증가폭이 29.48%로 가장 컸다. 영업이익 증가폭은 컴퓨터서비스가 206.21%로 가장 컸고, 비IT업종 중에서는 건설이 167.88%로 가장 컸다.
연결기준 매출액 상위 10사에는 성우하이텍(9757억원), 인터파크홀딩스(9140억원), CJ프레시웨이(6065억원), CJ오쇼핑(5402억원), 우리조명(4174억원), 매일유업(4170억원), 우리이티아이(4108억원), 카카오(3914억원), 이지바이오(3362억원), 휴맥스(3331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셀트리온(740억원), 다우데이타(630억원), CJ오쇼핑(485억원), 컴투스(411억원), SK머티리얼즈(406억원), 엠케이전자(332억원), 카카오(303억원), 하림홀딩스(300억원), 에스에프에이(296억원), 솔브레인(250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9월말 현재 부채비율(금융업 제외)은 95.13%로 지난해 말(92.00%) 대비 3.13%포인트 증가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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