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방부가 롯데 측과 사드 배치 예정지 롯데스카이힐 성주CC(성주골프장)의 부지와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를 맞바꾸는 방식으로 부지 확보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대기업의 약점을 잡고 반강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17일 제기됐다.
김영호·김현권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0명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대 성명을 내고 “롯데가 운영하는 골프장 중 가장 수익률이 좋은 성주 골프장을, 갑자기 국방부로부터 사드 부지로 통보받은 상황임에도 정부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원들은 “롯데 성주 골프장 부지는 청와대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대기업을 동원했던 것처럼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롯데 오너 일가가 각종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롯데 측이 향후 배임이나 이로 인한 청문회까지 염두에 두면서도 정부 입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어떤 기업이 금전적 손해와 탈법, 청문회를 무릅쓰면서까지 일을 벌이고 싶어 하겠는가”라며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이 아닌 토지끼리의 교환이라 하더라도 1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이동하는 문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의원들은 “국방부의 국회 검증·동의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와 국회무시의 도가 지나치다”며 “국방부는 지난 9월부터 롯데와 진행한 협상 과정과 내용 일체를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중요한 국가안보적 사안을 졸속으로 결정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며 “최순실이 국방·안보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농단 문제가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급하게 추진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정책에 대해 정상적인 판단을 내릴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정부는 사드배치 문제를 국회에 맡겨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문에는 강병원, 권미혁, 권칠승, 김병욱, 김상희, 김영진, 김영호, 김정우, 김철민, 김태년, 김현권, 기동민, 노웅래, 박광온, 박완주, 박정, 박재호, 박주민, 백혜련, 소병훈, 손혜원, 송영길, 신동근, 신창현, 우원식, 유은혜, 이용득, 이원욱, 이철희, 이훈, 전해철, 정춘숙, 제윤경, 조승래, 표창원, 홍영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부지로 발표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