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건전성과 시스템 관리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의 제도화, 운용자산 구분관리 등의 방안을 통해 파생상품의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파생상품시장 경쟁력 제고 및 건전화 방안’을 22일 발표했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파생시장은 금융산업 고도화와 실물경제 성장을 지원해왔지만 높은 레버리지 거래라는 특성상 대규모 손실과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상존한다”면서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장 전반에 미치는 위험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방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ELS와 DLS 발행잔액은 2010년말 22조원 수준에서 올해 10월말 101조원까지 급증했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이 22일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도화 해서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의 유동성 및 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자본시장법 416조에 규정된 조치명령권을 사용해 시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ELS의 운용자산과 고유자산을 명확히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앞으로 증권사는 구분관리의 원칙과 기준, 투자대상 자산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물론 구분관리되는 현황을 업무보고서를 통해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당초 논의됐던 ‘자기신탁’ 방안은 도입하지 않았다. 자기신탁은 파생상품 운용자산에 대한 특별계정을 설정해 증권사 고유계정과 구분해서 회계처리하는 방안이며, 업계에서는 구분관리보다 강한 규제라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해왔다.
한편, 투자자 보호체계도 강화된다. 현재 파생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성향 분석이나 설명의무 이행 여부 등은 투자자 서명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서명만으로 내실있게 투자자 보호가 이뤄졌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증권사는 상품판매 전 과정을 녹취 및 보관하고 고객요청 시 제공해야 한다.
또한 문자나 이메일 등을 통해 무분별하거나 부적합한 투자권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광고심의 절차가 강화된다.
김태현 국장은 “앞으로 파생상품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내실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내용 및 추진 일정. 자료/금융위원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