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조사를 재요청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에게 29일까지 대통령 대면조사를 요청한다는 취지의 요청서를 보냈다. 결과는 기다려보겠다"며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이며 조사 장소는 명시 안 했다"라고 밝혔다. 날짜를 29일까지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과 일정 등을 고려했다. 소환 통보와 비슷한 양식으로 내용만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의 조사 요구를 거부한 박 대통령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강제 수사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견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체포영장은 구속 기소를 전제할 때 청구한다.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을 가지고 있다. 헌법을 초월해 적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할 우려에 대해서는 "그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일단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 특별검사 임명 시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을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 주범으로 지목한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에 반발하며 앞으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전부터 검찰이 거듭 대면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본부, 서울 강남구 기금운용본부, 서초구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계자의 다른 사무실 등 총 4곳를 압수수색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고 직접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낳았다. 이후 두 회사 합병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검찰은 두 회사 합병 찬성 결정에 관여한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22일 조사했다.
이외에도 검찰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여러 의혹을 보고 있다"면서도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검찰은 차은택(구속)씨와 송성각(구속)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구속 기간 만료 시한이 각각 28일과 27일로 다가옴에 따라 이들의 기소 준비에 힘쓸 방침이다.
경찰 경비대가 22일 오전 청와대 정문 앞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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