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안국약품(001540)이 화이자와 2014년 체결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공동판매 계약을 해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선 계약 종료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과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알약), '비아그라엘(필름)' 공동판매 계약이 올해 11월 만료된다. 안국약품은 계약 종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비아그라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판매수수료 수익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IMS데이터에 따르면 올 1~9월 비아그라의 실적은 79억원으로 전년(91억)비 14% 감소했다. 비아그라엘은 4억원으로 전년(6억원)비 24% 실적이 줄었다. 비아그라의 부진은 2012년 특허만료로 수십개 복제약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복제약들이 비아그라가 독점하던 시장을 차지하면서 2012년 400억원대 육박하던 비아그라의 실적이 100억원대로 감소했다.
보통 공동판매 제휴는 매출의 20~30%를 수수료로 받는다. 안국약품은 계약에 따라 종합병원을 제외하고 동네의원에만 비아그라를 판매했다. 업계에선 비아그라를 팔아 안국약품이 10억원 정도를 수수료 수익으로 챙긴 것으로 추정한다.
안국약품은 2015년부터 비아그라 대신 '그래서산'에 영업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산이 이익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산은 비아그라와 경쟁제품인 '시알리스'를 털어먹을 수 있도록 분말형으로 만든 복제약이다. 시알리스의 특허만료 시점인 2015년 출시했다. 올 1~9월 2억원을 기록했다. 비아그라 영업권을 반납하면서 복제약으로 대체하되 그래서산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판매하고 있어 파트너 물색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비아그라가 2012년, 시알리스가 2015년 각각 특허만료로 복제약들이 출시되면서 시장 순위가 굳어졌다는 난점이다. 복제약이 수십개 출시된 마당에 오리지널약 발기부전치료제 판매 제휴는 국내사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수익 구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국약품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화이자의 비아그라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며 "비아그라 매출 감소에 영업비용까지 쓰면 공동 판매해주고도 사실상 수익이 없는 상태여서 안국약품이 계약을 연장하기 부담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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