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압구정 재건축, 35층 이상 어렵다" 입장 고수
28일 주민설명회 개최…'서울시 vs 주민' 입장 좁히지 못하고 대립
2016-11-29 10:17:14 2016-11-29 10:17:14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서울시가 압구정아파트 재건축과 초미의 관심사였던 35층 이상 준공 허가와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기간 연장에 대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28일 서울시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강남구와 함께 개최한 '압구정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전환 관련 주민설명회'를 통해 제기된 층수 제한 완화 및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 연장 등의 주민 의견에 대해 "현행법이 정하고 있는 부분이라 법적 변경이 있기 전까지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번 설명회는 시가 기존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에 묶여있던 압구정 일대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면서 촉발됐다.
 
재건축을 위한 정비사업 중심 계획에서 주거지역 뿐만 아니라 상업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시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별 단지별 정비가 아닌 교통과 주거환경, 기반시설, 주변 지역과의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일대에서 보다 광역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관리 기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사자인 강남구나 해당 주민들과 사전 협의없이 지난달 일방 통보 방식으로 전해지며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가뜩이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 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와 최근 잇따른 재건축 관련 승인보류에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주민들의 불만은 이날 현장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수년전부터 50층 이상 단지 구성과 내년말까지 유예되는 초과이익환수제 기간에 맞춰 관리처분인가를 계획했던 상황에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모든 계획을 백지화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압구정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전환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압구정 거주민들이 설명을 듣고있다. 이날 설명회는 시와 주민들이 입장을 좁히지 못한채 고성과 비난만 오가는데 그쳤다. 사진/정기종 기장
 
강남구에 따르면 기존 개발기본계획은 다음달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 후 내년 6월 사업시행 인가, 연말 관리처분 인가까지 진행해 초과이익환수제를 주민들이 피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시의 지구단위 계획 전환에 따라 관리처분 인가가 오는 20204월로 24개월 가량 지연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주민 반발은 극에 달했다.
 
내년말 이후 관리처분 인가를 받게되면 오는 2018년부터 재개되는 초과이익 환수제에 따라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은 조합원은 초과금액의 최대 50%를 재건축 분담금으로 국가에 납부해야한다.
 
때문에 이날 행사는 '설명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울시와 주민 측 모두 일방적 입장만 내놨다. 시와 강남구의 전반적 설명이 끝난 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지만 질문을 하는 1100여명의 주민들도, 시도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바빴다.
 
질의 시간에는 질문보다는 층수제한 완화와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 연장에 대한 당위성과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 바빴고, 응답 역시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답변들로 양측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습이다.
 
당초 시가 강남구와 주민 동의 없이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형국이 되면서, 오해를 풀고 충분한 의견을 공유하자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강병호 미성 2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장은 "노후된 실설에 가스누출이나 소화배관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주민 의견 청취도 없이 시와 강남구 의견이 상충되면서 서로 미루기만 하고 있다""구체적 계획이 나오기전까지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도 않은게 무슨 의미가 있나"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현장 곳곳에서는 "이쯤되면 재산권 강탈 아니냐""왜 똑같은 서울시민인데 강남 주민들만 못살게 구냐"부터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장이냐, 평양시장이냐" 등의 고성도 터져나왔다.
 
여기에 주민들 입장 수용을 최우선으로 내건 강남구 역시 신연희 구청장이 직접 나서 "시는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공고후 주민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해놓고 이미 교통영향평가실시 발주를 마친 상태"라며 "갑질행정을 하지말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시를 대표해 참석한 진경식 공동주택과장 역시 "35층 이상 재건축 불허는 시 차원의 도시계획에 따라 전 구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라며 물러섬 없이 맞섰다.
 
또 초과이익 환수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법적인 부분이라 중앙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검토 후 필요시 국토교통부와 논의하겠다는 답변정도가 긍정적인 축에 속했다
 
다만 시는 주민들이 관련 법령에 대한 우려해 구성을 망설이고 있는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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