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수습 작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말까지로 계획한 제품 회수는 생각보다 더디고, 발화 원인도 두 달 가까이 미궁 속에 있다. 최고경영진이 철저한 원인 규명을 수차례 약속했지만 연내 발표 여부도 미지수다. 블루코랄, 유광블랙 등 갤럭시S7의 색상 추가로 공백을 메우고 있는 상황을 오래 끌 수 없는 데다, 차기작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답답함은 커진다. 무엇보다 원인 규명이 늦어질수록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후 옥외 광고판 교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보상 프로그램 마감일인 지난달 30일 기준 제품 회수율은 67%로 집계됐다. 재고 부족 등의 이유로 온라인에서 보상 프로그램 혜택 연장을 신청한 고객까지 포함하면 회수율은 83%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제품 교환과 환불이 완전히 종료되는 연말까지 국내에 유통된 50만대 중 최소 8만5000대가량이 소비자 수중에 남아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90%가 넘는 제품이 회수된 미국과 비교하면 매우 더딘 상황이다. 발화 불씨를 남긴다는 점에서 삼성의 초조함은 더해만 간다.
미진한 제품 회수율과 함께 조기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고민이다. 지난 10월11일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한 이후 삼성전자는 신종균 사장 산하에 TF팀을 구성,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결함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배터리 셀 외에 배터리 공법, 내부 보호회로, 제조공정 등을 철저히 분석 중이다. 또 추가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PCB를 포함한 하드웨어 전반과 소프트웨어, 물류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원인은 베일에 싸여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삼성전자 외에 국가기술표준원이 공식 검증 기관으로 지정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미국의 안전 컨설팅·인증업체인 UL의 원인 규명 작업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선 연내 갤럭시노트7 소손 원인을 알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조속히 결과를 외부에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원인 규명 없이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갤럭시S8 출시 이전 문제를 털고 가는 것이 합당한 수순이다. 앞서 신종균 사장과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강력한 원인 규명 의지를 보인 점도 같은 이유에서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 선언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밝혀내 품질에 대한 자존심과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균 사장도 같은 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끝까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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